무너진 `가상화폐 제국`…FTX 샘 뱅크먼, 115년형 유죄 판결

박양수 2023. 11. 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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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FTX를 창업하며, '가상자산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샘 뱅크먼-프리드(31)가 무너져 내렸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사인 마크 코헨은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실망스럽지만 배심원단의 평결을 존중한다"면서도 "내년 3월 28일에 선고받을 예정이지만, 뱅크먼-프리드가 계속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그의 혐의에 대해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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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거대 화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간) 기소인정 여부 절차를 위해 바하마의 법원에 도착했다 [로이터=연합]

가상자산 거래소 FTX를 창업하며, '가상자산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샘 뱅크먼-프리드(31)가 무너져 내렸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7가지 혐의에 대해 배심원 만장일치로 최대 115년 징역형의 유죄 평결을 선고받으면서다.

배심원단이 평결을 내리까지는 5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회의를 거쳐 뱅크먼-프리드의 금융사기, 증권사기, 돈세탁 등 7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미국 형사재판에선 배심원단의 평결이 판사의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유죄 평결이 내려지는 순간, 뱅크먼-프리드는 충격을 받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아 무릎 위에 놓인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그의 부모인 스탠포드 법대 교수 조셉 뱅크먼과 바바라 프리드는 법정 맨 앞줄에 앉아 평결이 낭독되자 포옹을 나눴다. 바바라는 판사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손가락을 귀에 대고 눈물을 참았다. 조셉은 두 손으로 그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CNBC는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최대 형량을 받을 경우 형량이 115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 선고공판은 내년 3월 28일에 열릴 예정이다. 뱅크먼-프리드는 최종 선고 이후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뉴욕 검찰은 뱅크먼-프리드의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미 정치권에 1320억원가량의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단은 그의 유죄 판결에 "강력히 맞서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검찰은 이 사건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 사기 중 하나'라고 밝혔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유죄 판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암호화폐 산업이 새로운 것일 수 있고, 뱅크먼-프리드 역시 새로운 인물일 수 있지만 이런 종류의 사기와 부패는 오래된 것"이라며 말했다. 이어 "이런 사건은 항상 거짓말, 부정행위, 절도에 관한 것이었고 우리는 이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뱅크맨-프리드의 유죄 판결은 다른 잠재적인 사기꾼들에게 경고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자금을 빼돌려 계열사를 지원하거나 호화생활 유지를 위해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실수는 있었지만 불법이나 고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무죄"라는 주장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동안 5주간에 걸친 재판에서 그는 "훔치거나 사기 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사인 마크 코헨은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실망스럽지만 배심원단의 평결을 존중한다"면서도 "내년 3월 28일에 선고받을 예정이지만, 뱅크먼-프리드가 계속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그의 혐의에 대해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폰지 사기를 펼친 버니 메이도프(Bernie Madoff)는 2021년 4월 노스캐롤라이나 주 부트너에 있는 연방 교정 시설에서 사망했다. 이는 그가 150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불과 12년 만의 일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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