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 ‘김포 서울 편입론’에 김동연 “선거용 변종 게리맨더링… 세계적 조롱거리”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의 입법 추진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3일 “선거용 변종 ‘게리맨더링’”이라면서 “세계적 조롱거리고 실천 가능성이 거의 없는 ‘대국민 사기극’이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중국 방문을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만난 기자들에게 김포의 서울 편입론은 서울 확장이자 동시에 ‘지방 죽이기’라고 주장하면서, “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김포 시민을 표로만 보는 발상에서 비롯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의 기형적이고 불공평한 선거구획정을 말하는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 언급은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까지 내세운 국민의힘 속내에 오로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밖에 없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역대 정부는 일관되게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추진해왔고 윤석열 정부 역시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겠다고 쭉 해왔다”면서, 김포의 서울 편입 이슈를 다룰 ‘수도권 주민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 발족과 윤 대통령의 ‘지방시대’ 발언이 같은 날 나온 것을 두고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5선 조경태 의원을 특위 위원장에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하는 등 특위 구성을 의결했다. 정부 입법이 아닌 의원 입법으로 김포의 서울 편입을 추진키로 한 국민의힘은 관련 특별법 발의도 예고했다. 일반법 상위에 특별법이 놓이는 만큼 다른 관련 법안을 개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다. 당은 김포의 서울 편입 논의를 위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검토했지만, ‘메가 서울’ 구상의 광범위한 논의 차원에서 특위로 격상시켰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지방시대 엑스포 및 지방자치·균형발전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교육 혁신은 바로 지역이 주도해야 한다”며 “중앙 정부는 쥐고 있는 권한을 지역으로 이전시켜 지역 교육 혁신을 뒤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이 유치한 기업의 직원과 인재들, 그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해 정부는 지역 필수 의료 체계를 정립하고 지역 의료 혁신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파격적인 세제 지원과 규제 특례를 제공해 기업 유치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해 박수받았다.
이에 김 지사는 대전에서 ‘지방시대’를 주장한 윤 대통령이 어째서 김포의 서울 편입론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냐면서, “계속 침묵한다면 윤 대통령의 공약과 정부의 정책은 국민 사기극이었다고 하는 것을 자인하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대처하겠다고 밝힌 김 지사는 자신의 공약이었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것이라며, 오랜 시간 검토와 분석 그리고 북부를 발전시키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고 주민 공론화와 도의회 의결까지 거쳤다고 부각했다.
아울러 국회에 제출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특별법안 3건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서는 주민투표가 최소한 내년 2월초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주민투표를 지연하거나 방해한다면 그야말로 경기도 주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더했다. 별다른 입장이 없는 민주당도 김포의 서울 편입론에 반대할 거라면서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민주당이 표 계산이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진다면 민주당스럽지 못하다”고도 덧붙였다.
계속해서 “윤 대통령이 말로만 지방시대를 얘기하면서 서울 확장과 일극 체제로 간다면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이고, 어불성설이고, 양두구육”이라며 “정말로 웃픈(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으로 참 나쁜 정치, 참 나쁜 정치인들”이라고 국민의힘을 거듭 몰아세웠다.
국민의힘 소속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서울 편입론이 총선용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오해를 받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시기가 맞물려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실질적인 뿌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문제와 연관됐다고 주장했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1년 정도 생각해온 문제라면서 경기남·북도 중 어디에 속하더라도 애매한 위치에 있고, 이에 제3의 대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서울 편입을 고민하게 됐다고 김 시장은 강조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 등의 지지부진을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내게 된 이유로 보는 시선에는 “인천과의 노선 확정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지 서울 편입과는 별개”라며 선 긋고,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는 대신 건설폐기물처리장 같은 기피시설을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도 김 시장은 “서울시가 김포에 추가로 매립지를 조성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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