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공방…여 "재조정 시의적절" 야 "한국만 거꾸로 삭감"
(서울=뉴스1) 한상희 박종홍 기자 = 여야가 3일 2024년 예산안 심사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연구개발(R&D) 삭감 등을 두고 첫날부터 공방전을 펼쳤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여야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경제 부처를 대상으로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건전재정 방침을 옹호하는 한편 R&D 예산 삭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비정상적인 예산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전주혜 의원은 "R&D 예산이 기계적으로 너무 급격하게 증가돼 왔기 때문에 한 번 더 점검하고 재조정할 필요는 굉장히 시의적절했다"라고 했다. 전 의원은 "구조개혁의 방향은 나눠주기식의 사업 확대가 아니다"며 "돈을 쓰려면 제대로 써야 한다. 파급력 있는 R&D를 위해선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이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의원도 "R&D 예산이 정부 총지출의 5%에 근접하고 있다. 재량지출로만 보면 10% 정도"라면서 R&D 예산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의원은 지난 2018년 홍익표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과학기술계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를 지적한 것을 상기시키며 "왜 깎았느냐를 자꾸 따져물을 것이 아니라 깎은 이유가 합당하냐를 따져물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추 부총리는 "R&D가 중요하다고 해서 지출 효율화 노력의, 구조조정 대상의 성역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R&D 예산 삭감을 고리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맹공을 펼쳤다.
양경숙 의원은 "국정 철학과 이념을 구현하는 국가재정의 목표가 고작 건전재정인가"라며 "잠재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R&D 예산은 대통령의 카르텔 한마디에 5조원을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신동근 의원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R&D 예산을 늘리는 게 추세인데, 한국만 거꾸로 그것도 한꺼번에 16.6%나 완전히 삭감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신 의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도 (R&D 예산을) 줄이지 않았다. 예산이 삭감된 건 1991년 이후에 33년 만"이라고 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R&D 예산이 평균씩 이렇게 급속도로 늘어난 경우도 없었다. 그걸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신 의원은 정부 여당이 '나눠먹기식 R&D'라고 표현한 데 대해 "마치 비리집단처럼 말한다"며 "과학기술계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야당은 R&D 관련 주무 부처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불출석한 점도 문제 삼았다. 서삼석 예결위원장은 "이 장관이 (예결위에 불출석한 것은) 법과 국회를 무시한 행위"라며 페널티도 검토하겠다"라고 했다.
이날 예결위에선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도 도마에 올렸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그는 송언석 의원이 장동혁 의원에게 "이번엔 김포 다음엔 공매도로 포커싱하려고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사진이 포착된 것을 거론하며 "총선용 술수(라는 비판에 대해) 변명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장 의원은 "한 언론사 기자가 '김포에 이어서 요즘 심각한 문제되는 공매도 포커스 맞춰서 기사를 작성하고 싶은데, 국민의힘 의원 중 공매도를 질의하는 의원이 있는지' 물었고, 송 의원이 대변인인 저에게 '기자들이 공매도에 관심을 갖고 있으니 참고하라'고 그 문자를 복사해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진이 찍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슷한 시간에 저도 같은 내용 문자를 받았기에 얼마든 확인시켜줄 수 있다"고 했다.
장 의원은 "아울러 행정은 주민 위에 설 수 없다"며 "주민이 원하는 바에 따라 지역 주민들이 겪는 근본적 문제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해 정책 어젠다를 던졌고 그것이 주민이 원하는 방향이라면 어떤 방향으로 가는게 옳은지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게 국회가 돼야 할텐데 정책 제안이 있자마자 갈라치기다, 국토 갈라치기다, 음모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아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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