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 인터뷰]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尹의 임기” 피켓, “양복 속에 숨겨서 갔다”

김아연 2023. 11. 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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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


빠르게 흘러가는 이슈 속 인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막간 인터뷰. 


지난 달 31일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는 피켓을 나홀로 든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을 만났습니다.


Q. 오늘도 피켓을 들고 오셨다?


- 이건 새만금 내용이다. 새만금에서 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다시 한 번 재검토해 보자는 것이다. 대부분의 공항들이 다 적자 운영하고 있다. 도리어 우리 전라북도 경제에 더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도 있으니 다시 한번 잘 검토해 보자라는 의견 드리려고 만들었다.


Q. 윤 대통령 시정연설 할 때 혼자 피켓 들었는데, 어떤 이유로?


- 사실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에 대해서 국민들의 반응,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의무가 국회의원에게 있잖냐. 지역 주민들을 만나보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분명하게 당당한 목소리를 내라는 것이 우리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다. 대통령이 사실은 되게 뻔뻔스럽게 그 자리에 와서 국민들 앞에서 올해 예산에 대해 통과시켜달라고 얘기하는 건데, 그 자리에서 먼저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 내지는 국정 기조의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했다. 그런 목소리를 당연히 누군가는 얘기를 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일이 있기 며칠 전에 여야가 ‘국회 내에서는 고성도 하지 마라, 피켓도 들지 마라’는 걸 합의를 했더라. 사실 진보당은 그런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만약 그런 신사협정을 맺고 싶었다면 우리 진보당에도 와서 얘기를 했어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고, 설령 그렇게 신사협정을 맺자고 했어도 진보당은 우리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를 당연히 냈을 것이다.


Q. 피켓을 대통령이 봤나?


- 제 생각에는 아마 대통령도 그 자리가 되게 편안한 자리는 아니잖냐. 국회 본회의장에 처음 오셨다고 했나? 아무튼 그랬는데…. 아마 대통령도 그 내용을 꼼꼼히 보고 이러지는 못했을 것이고, 아마 그 이후에 보도로 확인하지 않았겠나 싶다. 사실은 그 날 대통령이 만약에 나한테 와서 악수를 청하면 내가 어떻게 할까 이런 고민이 좀 있었다. 만약에 악수를 청한다면 내가 들고 있는 피켓을 대통령에게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저는 악수를 안 하시고 그냥 가시더라.


Q. 그 자리에 있으면서 예산 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한 마디?


- 민주당은 아무튼 신사협정을 맺었으니까 그런 것이고, 본회의장은 아니지만 그 앞 로텐더 홀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야 했다. 본회의장에서 그걸 했냐 안 했냐가 민주당이 잘했냐 못했느냐 이런 얘기를 할 계제는 아니다. 이제 예산 국회니까 국회의원은 당연히 어떤 실천으로, 활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예산 국회에서 얼마나 더 제대로 싸우냐 이걸로 이제 국민들 앞에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피켓 문구가 또 이슈가 됐는데 문구는 누가 만드는가?


- 우리 당의 홍보실 같은 데서 같이 만든다. 의원실에서도 사실은 그날 아침 10시에 연설이 시작됐는데 9시 40분까지 그 논의를 했다. 문구를 뭘로 할 거냐, 이게 좋냐, 저게 좋냐를 가지고 마지막까지 고심하면서 이 문구를 만들었다.


Q. 진보당 의원 한 명 뿐인데, 피켓 만들고 준비하며 걱정은 없었나.


- 말씀드리면 안 되는데…. 솔직히 얘기하면 저도 국회가 처음이다. ‘내가 피켓을 가지고 들어가는데 혹시 여야가 합의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에 피켓을 가지고 가면 안 된다는 지침을 내리지 않았을까, 만약 그러면 내가 들고 가다가 혹시 이걸 뺏기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도 했다. 그래서 사실은 옷 속에 그걸 집어넣어서 가져갔다. 옷 속에 집어넣어서 안 보이게 가져가서 단추를 다시 풀어가지고 꺼내서 피켓을 들었다. 국회의 권위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여야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 제재할 권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당당하게 더 목소리를 내야 된다고 생각한다.


Q. 지난 번에 전주 을 재선거에서 당선된 후 첫 국감이었는데, 소감은?


- 국감이 처음이어서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긴장했다. 준비하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그런데 국감을 하면서 느낀 건, 어떤 사안에 대해서 ‘야, 우리가 이러이러한 것이 문제가 있으니 이걸 고치자’라고 얘기를 하면 꼭 나오는 얘기가 있다. ‘그러면 전에 하지, 왜 이제 얘기하냐’ 이 얘기가 꼭 나온다. ‘뭐를 좀 해보자, 뭐가 좀 잘못됐다’ 얘기하면, ‘너네 때는 잘했냐’라는 이야기가 꼭 나온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이 지금 정치를 국민을 보고 하는 게 아니라 상대 당을 보고 하고 있구나.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내가 국민을 위해서 뭔가 더 잘해야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당만 넘어서면 돼.’라는….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관없이 정치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실은 더 치열하게 국감 준비해가지고 꼼꼼하게 막 이렇게 파고들었어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많이 있다. 그 후회만큼 예산 국회에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첫 국감인데 사실 내년에 바로 또 선거다. 다시 나오시냐?


- 맞다. 출마한다.

 

Q. 민주당 입지자 등 열심히 뛰고 계신 분들 많은데, 가능성 어떻게 보는가.


- 내년 총선을 대체 어떤 총선으로 만들 거냐, 내년 총선의 목표가 뭐냐인데…. 200석 이상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야권이 200석을 넘겨야 된다. 현재 야권이 180석 정도 된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180석 가지고 막지 못했다. 만약 우리가 지금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우리는 내년, 내후년 2년 동안을 윤석열 정권이 작년 재작년에 했던 그 폭정을 그대로 견뎌야 한다는 얘기잖냐. 저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보고 반드시 200석을 넘겨서 윤석열의 독재 정부에 우리 국민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야 된다고 생각한다. 200석이 민주당만으로 가능한가. 만약 민주당만으로 200석이 가능하다면 다 민주당 지지해주면 된다. 그런데 저는 민주당만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진보당 같은 진보정당들이, 그리고 여성이나 청년들, 장애인들 이런 다양한 목소리들이 국회로 들어와야 200석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진보당은 뛸 것이다.


영상취재 : 김유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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