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관문억제제, '中 가세에 후끈'…K바이오는 틈새시장 공략

정기종 기자 2023. 11. 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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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시 바이오사이언스 '록토르지' 지난달 中 최초 FDA 품목허가…기존 허가 품목 6개뿐
국내사는 직접 경쟁보단 틈새시장 공략…병용요법으로 치료 효과 극대화 노려
메드팩토·티움바이오 등 2028년 매출 40조원 '키트루다'와 시너지 증명 집중


중국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제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중국은 물론 아시아 기업 최초다. 이에 K-바이오의 연구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면역관문억제제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의 주류로 방대한 시장성이 매력적이다. 다만 국내사들은 면역관문억제제 개발 경쟁에 직접 뛰어들기보단 병용요법을 통해 효능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 준시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27일 미국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제 '록토르지'(Loqtorzi)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록토르지는 지난 2018년 중국 허가 이후 2021년 코헤러스에 총 11억달러(약 1조455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품목이다.

면역관문억제제는 T세포 면역반응 억제에 관여하는 면역관문 수용체와 리간드(ligand)의 결합을 차단, T세포 활성화를 유도하는 물질이다. 면역반응 억제 신호를 방해해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비교적 높은 효능과 적은 부작용을 앞세워 의료현장에서 빠르게 치료 우선순위 옵션으로 떠올랐다. 지난 2011년 BMS '여보이'가 포문을 연 뒤, 머크 '키트루다'로 만개했다는 평가다. 특히 PD-1 저해제인 키트루다는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효능으로 미국 FDA 기준 40여개에 달하는 암 적응증을 보유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209억달러(약 2763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는 오는 2028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액이 전망되는 의약품으로 키트루다를 꼽았다. 예상 매출액은 300억달러(약 39조6750억원)다. 다른 면역관문억제제인 BMS 옵디보도 여섯번째로 많은 매출액 예상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록트르지 허가에 부여되는 의미도 남다르다. 그동안 미국에서 허가받은 면역관문억제제는 머크와 BMS,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의 6개 품목뿐이다. 중국 기업들은 다양한 면역관문억제제로 FDA의 문을 두드렸지만 높은 진입 장벽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 허가로 중국 내 개발 중인 면역관문억제제의 미국 진출 역시 추진력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의 첫 허가 품목 배출에 국산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국내 면역항암제 개발 트렌드는 중국과 흐름을 달리하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가 아직 정복하지 못하거나 그 효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병용요법 약물 개발을 선택한 것. 면역관문억제제가 암 치료법의 주류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암종에서의 낮은 반응률 등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키트루다가 현재 전세계에서 1500개 이상의 약물과 병용 투여 임상을 진행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다수 국내 기업은 면역항암제와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통한 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메드팩토는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 2b/3상을 준비하고 있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항암제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 유럽종양학회(ESMO)를 통해 병용투여 환자군의 기존 대장암 표준요법 대비 긴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mOS)을 공개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글로벌 후속 임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연내 미국 FDA 제출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티움바이오는 면역항암제 'TU2218'과 키트루다의 고형암 대상 병용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머크와 임상시험 협력 및 공급계약을 통해 임상 약물을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다. 올해 3월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됐으며, 내년 초 임상결과 도출이 전망된다.

큐리언트도 지난 1월 아드릭세티닙(Q702) 기반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 1b/2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위암과 식도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 12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확보 및 적정용량을 확인 후 병용투여 적응증을 선정하는 확대 임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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