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외부 준법감시기구 연내 출범…독과점·과도한 상장 감시(종합)
김소영 전 대법관 위원장으로 위촉
김범수 "위원회 결정 존중해 그렇지 않은 곳은 최대한 책임 묻겠다"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카카오가 외부 준법 감시 기구를 연내 공식 출범하며 경영 체계 개편에 본격 나선다. 이 기구는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감시 시스템에 관여하는 것을 넘어 과도한 상장, 공정거래법 위반, 시장 독과점, 이용자 이익 저해,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에 대한 감시 통제 권한을 갖는다.
카카오는 자사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카카오가 지난달 말 김범수 센터장과 주요 공동체 CEO들이 모이는 매주 경영회의를 통해 경영 체계 자체를 개편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조종 혐의로 경영진이 검찰에 송치되는 등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이에 현 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인식하고, 위원회를 설립해 외부 통제까지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지금 카카오는 기존 경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빠르게 점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영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센터장은 “나부터 ‘준법과 신뢰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외부 준법감시기구에 실질적으로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들의 리스크 통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소영 위원장은 해당 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 경영 실태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경영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을 수석 합격해 서울지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심의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그는 역대 4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여성 첫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바 있으며, 퇴직 후엔 법무법인 케이에이치엘(KHL) 대표변호사와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2022년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재직 중이며, 공정거래 및 자본시장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위원회는 카카오와 독립된 외부 조직으로 설립된다. 운영 규정에 따라 카카오 관계사의 주요 위험 요인 선정 및 그에 대한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단계에서부터 관여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과도한 관계사 상장, 공정거래법 위반, 시장 독과점, 이용자 이익 저해,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에 대한 감시 통제 등 카카오가 사회적으로 지적 받았던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관리 감독과 능동적 조사 권한을 갖는다.
즉, 위원회는 개별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추가 외부 인사 영입 등 조직을 갖춰 연내 공식 출범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를 벤치마킹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내부 준법경영 조직을 넘어 외부에 별도 준법감시 기구를 두고 있다. 삼성은 2020년 2월 독립적 권한을 부여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계열사의 준법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김소영 위원장은 “과거 사안에 대한 조사와 검토를 포함해 위원회의 독립적 권한을 인정하고 전사 차원의 지원을 다하겠다는 김범수 센터장의 각오를 들은 후 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됐다”며 "본 위원회가 그 명칭대로 준법과 신뢰 양 측면에서 독립된 전문가 조직으로서의 감독 및 견제 역할을 다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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