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육사 내 홍범도 흉상 연내 이전 어려워… 해병대사령관 유임"

허고운 기자 2023. 11. 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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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숫자 더 늘리지 않겠다… '여성 징병' 검토할 일 없어"
신원식 국방부 장관. 2023.10.3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3일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군사관학교 내에 두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그는 관계부처와의 협의, 국민 여론 설득과정 등을 고려할 때 홍 장군 흉상의 실제 이전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 장관은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홍 장군 흉상 이전에 관한 질문에 "국민 설득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국가보훈부에서 준비할 사항도 있다"며 "연내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육사 내 홍 장군 흉상은 문재인 정부 시기였던 지난 2018년 설치됐다. 그러나 현재 국방부는 △해당 흉상 설치 당시 군 내부에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없었고, △홍 장군이 생전에 옛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이력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외부 이전'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육사도 교내 시설물 정비계획에 따라 홍 장군 흉상을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옮기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홍 장군 흉상 이전 후보지로는 충남 아산 소재 독립기념관이 거론된다. 독립기념관은 보훈부 산하 공공기관(준정부기관)이다.

신 장관은 "(보훈부와) 관련 국장들 간에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준비해야 할 게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립군·광복군엔 홍 장군 외에도 이범석·지청천·김좌진 장군 등이 있다. 또 이들이 아니더라도 선양할 분이 많다"며 "'육사에 홍 장군 흉상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내가 (장관으로) 있는 동안 (이전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 설득력이 부족해 아직 이 방향(홍 장군 흉상 이전)에 부정적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국민과 설득·소통·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신 장관은 또 이날 간담회에서 올 여름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 중 발생한 고(故) 채모 상병 순직 사고와 관련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문책론에 대해선 "임무가 보장될 수 있도록 유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사령관이 곧 이뤄질 중장급(3성) 이하 군 장성 인사에서 교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3일 해병대 연평부대를 방문했다. (국방부 제공) 2023.10.23/뉴스1

신 장관은 "해병대사령관에게선 어떤 흠결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지금 교체하면 사실상 경질이어서 (본인에겐) 불명예다. 남은 임기를 기다려주지 않는 건 적절치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사령관은 작년 11월30일 해병대사령관에 취임했다. '군인사법'상 해병대사령관 임기는 2년이다.

신 장관은 채 상병 소속 부대였던 해병대 제1사단의 임성근 사단장 거취에 대해선 "(수사 결과) 기소되면 정식으로 징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소 유예 처분이라고 해도 공소장 내용이 지휘관 직책을 유지하거나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인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 장관은 앞으로 국방부 등 군 조직 내에서 장성의 수를 더 늘릴 계획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전투'와 관련이 있어 반드시 현역 군인이 맡아야 하는 직책이 아닌 경우엔 예비역이나 공무원, 민간 인사도 기용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신 장관은 "국방부는 현재 '군인 대(對) 공무원' 비율이 7대 3이다. '군인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난 반대"라며 "국방부에선 '양복 입은 사람'이 일해도 문제가 없다. '군복 입은 사람'은 '전투 위치'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군에 대한 '문민 통제' 기조에 관한 질문엔 "대통령의 의지"에 관한 문제인 동시에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안보 상황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호주·아프리카·남미 같은 경우엔 얼마든 민간인이 (국방부) 장관을 할 수 있겠지만,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는 '양복 입은 장군'(예비역 장성)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신 장관과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모두 예비역 육군 중장이다.

신 장관은 내년 창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전략사령부의 초대 사령관으론 공군 중장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신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초급간부 지원율이 감소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초급간부들에 대한 △장기복무 선택권 확대 △단기복무 지원 강화 △교육 확대 등 개인 역량 강화 등을 모색하고 있다며 "'내가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장관은 '여성 징병'과 관련해선 "아직 검토한 바 없고, 몇 년 내에 검토할 가능성도 없다"며 "10년 뒤 2차 '인구절벽'이 오기 전엔 병력 규모 유지를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겠지만 거기에 여성 징병이 포함된다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신 장관은 앞으로 'K방산'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과거 '자주국방'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중화학공업이 발전했다면, 이젠 북한의 핵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우리의 첨단 먹거리 산업과 연결될 것"이라며 "이 분야에서 좀 더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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