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장벽" 눈물호소 마주한 윤 대통령, 이틀 만에 '특단대책'

야당→주부·청년→과학자→소상공인 일주일 내내 '민생 소통'
"위기감 확실" 행동 나선 윤 대통령…"지속성·실질 변화가 관건"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정부는 고금리로 인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저리 융자자금 4조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며 "소상공인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특단의 지원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 참석해 "대통령실이 지난주 민생 현장을 찾아 어려운 국민들의 절규를 들었다. (국민은) 끊임없이 대출 금리와 인건비로 생사기로에 있다고 말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 시기 정부가 선지급했던 재난지원금액에 대해 8000억원 환수금은 전액 면제할 계획"이라며 지난달 29일 고위 당정협의회 결정 사항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지원 정책을 소개할 때마다 2000여명의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올해로 18년째를 맞은 소상공인대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저리 융자자금과 저금리 대출 전환 대책은 지난 1일 고금리와 대출 장벽으로 영업상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눈물이 난다"고 했던 수산물 제조업자를 만난 뒤 이틀 만에 나왔다.

윤 대통령은 최근 주부·자영업자·택시기사 등 서민, 과학계 신진 연구자, 소상공인 단체 등 민생 현장을 연달아 찾으며 밑바닥 목소리를 청취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아 야당 의원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민생 행보'를 부쩍 늘린 것은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심상치 않은 민심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 일정을 강화하고 '맞춤형 정책'을 직접 소개하는 등 여론 일신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직후 "국민 소통,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해 달라"며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을 민생 현장으로 내보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했다.

관건은 지속성과 실질적인 변화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11월1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 34%, '잘못하고 있다' 58%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10월4주차)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가 오차범위 내인 1%포인트(p) 올랐지만, 윤 대통령의 최근 민생 행보가 여론에 반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대통령이 지난 보궐선거 이후 태도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전임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나 이념 논쟁을 거론하지 않는 점도 달라진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외관적으로 윤 대통령과 여당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당정 관계 등 근본적인 문제들이 변화해야 국민들이 진심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민생 행보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