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더 많아질 '실험실 음식' 신뢰해도 될까
이 책은 음식을 섬세하게 가려 먹어야 하는 당뇨병 환자이자 첨단 식품 기술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재해온 기자가 썼다. 책은 저자가 열두 살 때 학교에서 바지에 오줌을 싼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후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그는 의사에게 진단받고 당뇨병이란 병명을 알게 된다.
어렸을 때 그는 항상 목이 말랐다. 당뇨병 때문이었다. 바지에 오줌을 쌌을 때 그는 음식에 들어 있는 다량의 영양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결국 그 관심은 음식의 개발, 생산, 가공, 저장, 유통, 소비로 연결되는 식품의 체계 전반에 소비자의 입장과 권리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체계 전반을 이해해야 '무해한 식탁'이라는 완전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흔히 미래의 음식이라고 하면 하루치 영양소가 모두 담긴 알약 하나를 떠올리거나 밀웜 또는 메뚜기가 들어간 단백질 쿠키를 떠올리곤 한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나온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은 미래 음식에 대한 상상 중 최악의 상황을 관객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인구 증가와 식량위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인류는 음식의 미래를 발명하고 있다. 당장은 '친환경' '동물 복지' '식물 기반' '비건'과 같은 표식을 달고 우리 식탁에 찾아온 대체식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나아가서는 곰팡이로 만드는 단백질이나 식물성 고기, 세포 배양육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 음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실험실 음식'을 마음 편히 신뢰해도 될까. 식탁에 찾아드는 다양한 실험실 음식을 맞이하면서도 기술 집약적 식품의 생산 과정을 이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현실화되고 있는 실험실 음식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과정을 소개한다.
또 실험실 음식이 생산·유통·소비·폐기되는 전 과정에서 지구 환경은 어떻게 나아지고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조금도 없는 것일까. 새로운 식품을 만들어 내놓는 이들을 우리는 얼마나 믿어야 할까. 저자는 이러한 물음에 대해 취재를 바탕으로 대답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 식품 체계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거나 식품에 전면적으로 반대하려고 쓴 게 아닙니다. 그보다는 신생 식품업계가 거대 식품 기업이 걸어간 길을 답습하는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썼습니다. 신생 스타트업들이 기존 브랜드에 흡수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느끼게 만들면서도 실제론 소비자를 대기업과 똑같이 간편식과 값싼 저품질 고열량 스낵이 가득한 진열장 앞으로 안내한다는 것이 저의 불만입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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