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생물학 석학의 과학인생 … 함께한 책을 말하다
이 시대의 과학 저술가, 리처드 도킨스의 서평 모음집이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등 과학과 종교를 넘나드는 과학 교양서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저자가 자신의 과학 인생을 함께한 책들에 대해 말한다. 주로 과학 관련 출판물에 써준 서문이나 추천사, 에세이 등을 재수록했다.
그의 서평은 과학과 인생에 대한 통찰, 유머,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까지 갖췄다. 로버트 액설로드의 '협력의 진화'에 대해 쓴 글에선 "세계 지도자들을 이 책과 함께 가둬놓고 다 읽을 때까지 풀어주지 말아야 한다. 그들에게는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고, 나머지 우리에게는 구원이 될 것이다"(339쪽)라고 재치 있게 평한다. 그는 자신의 수업을 듣는 옥스퍼드 모든 학생에게 이 책에 대한 에세이를 필수적으로 쓰게 했을 정도로 이 책의 열혈 전도사로 불린 바 있다.
각 장의 첫 번째 순서에는 과학자 혹은 저널리스트와의 대담을 실었다. '칼 세이건의 후계자'로 불리는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작가이자 언론인 고(故) 크리스토퍼 히친스, 이론물리학자 로런스 크라우스, 저널리스트 매트 리들리, 과학 해설자이자 방송인 애덤 하트-데이비스 등이다.
올해 80세를 맞아 책에 관한 책을 펴내며, 리처드 도킨스는 '문학으로서의 과학'이라는 글을 새로 써 서문에 실었다. 이 여덟 글자는 그동안 그가 표방해온 글쓰기의 방향이자 목표였을 터다. 도킨스는 "과학은 시적으로 들리기 위해 언어를 치장할 필요가 없다"며 "시적 감수성은 주체인 '실재'에 들어 있다. 과학은 오직 명료하고 정직하게만 쓰면 독자에게 시적인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16쪽)고 말한다.
그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저작 중 가장 좋아했던 글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었다고 한다. 관련 글(78쪽)에서 도킨스는 "실재에 대해 무엇이 사실인지 알고 싶다면, 과학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혹시 더 나은 방법이 있다 해도 과학이 그것을 감싸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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