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창업센터 김준희 센터장, “스타트업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권명관 2023. 11. 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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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8년 1월에 개소한 시흥창업센터는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창업기업), 창업유관기관들이 모여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하며 선순환할 수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창업보육센터다. 경기도가 도내 지자체와 연계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전신으로 지난 2021년부터 시흥시가 이어받아 운영 중이다. 설립 초기부터 시흥창업센터는 제조업 밀집지역인 시화·반월국가산업단지와 연계해 제조업 기반 융복합콘텐츠 산업 분야에 집중하며,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 같은 시흥창업센터의 노력은 2022년 12월 기준, 누적 신규창업 289건, 일자리 창출 626명, 창업 지원 3291건, 센터 이용자 1만 9888명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제조업 중심의 전통 뿌리산업이 발달한 경기 서부 지역에 신성장 동력인 콘텐츠 산업을 접목, 제조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했다. 경기 서부 지역의 산업 고도화 및 지역균형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단계별 프로그램을 강화했고, 제조 산업과 콘텐츠 융복합 및 제조기술 고도화를 위한 공동사업 운영 등을 통해 창업생태계를 구축했다.

시흥창업센터 김준희 센터장 / 출처=IT동아

이에 IT동아가 시흥창업센터 김준희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과 시화·반월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한 기존 기업이 서로 협력하며 보완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허브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스타트업을 위한 입주공간 지원과 장비 대여뿐만 아니라 창업 교육과 전문가와의 멘토링,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경진대회,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기업 또는 기관과의 네트워킹, 전문 컨설팅 등 폭넓게 대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해 노력한 6년이라는 시간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엊그제 개소식 취재를 왔던 것 같은데, 어느새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센터에 입주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종종 만났었고, 졸업한 스타트업의 반가운 소식도 들었었다.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하다.

시흥창업센터 전경 / 출처=시흥창업센터

김준희 센터장(이하 김 센터장): 센터 개소부터 지금까지 많은 스타트업이 센터를 거쳐갔다. 예상하지 못할 정도의 커다란 성과와 작은 아쉬움 등 스타트업과 많은 일을 함께했다. 그동안 변하지 않은 점 하나는 스타트업 성장 지원을 위한 노력이다. 설립 7년 이내 스타트업은 매순간 수많은 고민과 갈등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기 마련이다. 그럴 때 옆에 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이고 싶었다(웃음).

IT동아: 올해 시흥창업센터가 이전과 다르게 준비한 것은 있었는지 궁금하다.

김 센터장: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었다. 다만,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 연계를 조금 더 강화했다. 19.5억 원 규모의 시흥창업투자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에게 약간이나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하는 틀을 마련했다. 그리고 기존 24개였던 입주공간을 32개로 확대했다. 시흥창업센터는 오픈형 사무공간, 독립형 사무공간, 회의실, 메이커스공간, 휴게공간 등을 조성해 입주기업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더 많은 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대했다.

시흥창업센터 스타트업 입주공간 / 출처=시흥창업센터
시흥창업센터 스타트업 입주공간 / 출처=시흥창업센터

참고로 2층에 코워킹 스페이스에 센터 입주기업을 위한 홍보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카페처럼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한쪽에 입주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쇼룸처럼 꾸밀 예정이다. 센터를 졸업한 기업에게도 공간을 제공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한다.

김준희 시흥창업센터 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출처=시흥창업센터

IT동아: 뭐랄까… 설립한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것이 달라지듯, 시흥창업센터도 이에 맞춰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맞춰가는 것 같다.

김 센터장: 성장 단계별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이유와 같다. 아직 법인조차 설립하지 않은 예비창업자와 설립 1년 이내인 스타트업, 그리고 3년, 5년 등 치열한 시간을 보내며 경쟁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미 제품 또는 서비스를 완성해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사업계획서 작성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아직 아이디어만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투자 유치 전략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 없지 않나.

스타트업 상황에 맞는 지원 사업,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해야 한다. 펀드 조성, 제품 홍보를 위한 쇼룸 조성, 입주공간 확대 등은 그런 요구사항을 반영한 결과다.

IT동아: 확실히 시흥창업센터의 2층에 위치한 코워킹 스페이스는 공간 자체가 주는 느낌이 조금 남달랐다. 어느 유명 카페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인테리어가 독특한데.

김 센터장: 맞다. 2층은 개소부터 지금까지 상시 운영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공간이다. 마치 헐리우드 영화 '인턴' 속에 등장한 스타트업 사무실과 많이 닮았다. 20~30명 정도의 인원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소규모 비즈니스 미팅, 개인업무, 네트워킹 등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입주기업 및 시민들이 방문하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시흥창업센터 2층에 위치한 코워킹스페이스 / 출처=시흥창업센터

이 곳에 입주기업과 졸업공간의 쇼룸을 꾸미는 이유다. 센터를 방문하는 스타트업 관계자와 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공개해 홍보할 수 있지 않을까? 여담이지만 카페 운영도 검토 중이다.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자연스러운 홍보… 그런 연출을 고민하고 있다.

시흥창업센터를 통해 성장한 여러 스타트업들

IT동아: 올해 센터장으로 취임하셨지만, 개소 전부터 시흥창업센터에서 계속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기억나는 입주기업들이 있을 것 같은데.

김 센터장: 많다. 현재 입주기업 중에 생각나는 곳은 ‘이니티움’과 ‘로드원’이다. 이니티움은 콘텐츠와 IT 기술을 융합해 ‘블록피아노를 이용한 스마트 음악 교육 서비스’를 개발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모듈형 블록피아노와 모바일 앱을 이용해 유아 및 초중고 청소년 그리고 일반인을 위한 음악창작 교육을 제공한다.

김준희 시흥창업센터 센터장의 2019년 모습 / 출처=시흥창업센터

이니티움의 블록피아노는 계속 연결하면 그랜드피아노 크기로 확장할 수 있다. 디지털 피아노, 디지털 건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피아노 연주뿐만 아니라 앱을 활용해 다른 악기로 연결할 수도 있다. 블록피아노는 애플의 음악 앱인 ‘개러지밴드(GarageBand)’와도 연동할 수도 있다. 교육커리큘럼을 통해 서울, 경기권 26개 초등학교에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영은 이니티움 대표와 블록피아노 / 출처=IT동아

로드원은 독자적인 허니콤 구조를 통해 충격흡수재, 보강재 등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로교통 시설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볼라드(Bollad, 자동차가 인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도와 인도 경계면에 설치하는 구조물), 시선유도봉, 차선분리대, 가드레일 등을 개발했다. 도로환경 전반을 연구해 사고발생율을 낮추고, 사고 발생시 운전자와 보행자가 감당해야 할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출처=로드원

로드원의 주력 제품 ‘허니콤 볼라드’가 2023년도 조달청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 올해 예상 매출액은 10억 원 규모다. 기초지자체 대상으로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전문 건설업체인 시공사로 등록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길을 열어 줄 수 있도록 함께 고민했던 기억이다.

졸업 기업 중 ‘큐어라이프’, ‘잉클’도 기억에 남는다. 큐어라이프는 실리콘 재질의 빗자루 ‘쓰리잘비’를 개발했는데, 바닥과의 빗자루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전기를 이용해 먼지, 머리카락, 반려동물의 털 등을 보다 쉽게 청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 매출 40억 원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양혜정 큐어라이프 대표가 쓰리잘비를 소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잉클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외 대기업의 공장 생산 라인을 가상공간에 구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연동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상 시뮬레이션,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방위 감시카메라 SW를 개발한 ‘스페이스인사이트’, 무선데이터 통신 관제 시스템을 개발한 ‘세븐미어캣’, 스컴 스키머와 슬러지 수집기 등을 개발한 ‘고려기술’, 판형 열교환기 설계/제작/유지보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에스비에이치이’ 등도 있다.

제조 산업을 한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를 찾습니다

IT동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한가지인 것 같다. 결국 모든 것은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김준희 시흥창업센터 센터장이 향후 계획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김 센터장: 정확하다. 스타트업이 사업화에 성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기에는 제조 스타트업 지원에 많이 집중했지만, 이제는 IT, 콘텐츠, 유통, 서비스 등 여러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시흥시에는 시화·반월국가산업단지를 바탕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제조기업이 많다. 이러한 제조기업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IT동아: 제조 스타트업만 우선해 선정 지원하겠다는 뜻이 아니라는 의미인가.

김 센터장: 제조와 IT, 제조와 서비스, 제조와 유통 등 다른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네트워크, 연결이다.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모여 대화할 수 있는 허브를 지향한다. 다양한 기업과 기관, 관계자가 찾아오는 공간(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사실 예정부터 강조했던 부분이다(웃음).

시흥창업센터와 같은 공공기관이 중간 연결자로서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장 지원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기존기업 사이에서 서로 오해하지 않도록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에 적합하다.

다가오는 미래는 제조 산업만으로 경쟁력을 발휘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지금까지 잘 구축한 제조 산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를 연결하거나 바꿔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쉽지 않은 과제다. 하지만, 조금씩 답을 찾아가고 있다. 시흥시에 있는 제조 기업, 기관, 협회, 단체 등과 긴밀하게 대화하며 제조 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김준희 시흥창업센터 센터장 / 출처=IT동아

IT동아: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김 센터장: 네트워크, 소통을 강화하고자 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가 만족하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 스타트업, 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진행하는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 도예 공방과 같은 체험 교육도 진행 중이다. 앞서 소개했던 이니티움과 협력해 일반인 대상으로 블록피아노를 활용한 음악 창의 교육을 제공했던 이유이기도 하다(웃음). 앞으로도 시흥창업센터가 만들고자 하는 창업 생태계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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