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멈춰선 하나로…“원자로 문제 없어” vs “노후화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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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의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또 멈췄다.
원자력계에선 연구로의 특성상 연결된 실험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자동으로 멈추게 설계된 구조적 문제라고 보는 견해와 함께 하나로 원자로 노후화의 전조 증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로는 원자력발전소처럼 전기를 생산하지 않는 연구용 원자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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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실험설비 보호 위한 자동정지”
대전 유성의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또 멈췄다. 이번 고장으로 하나로가 고장으로 멈춘 횟수는 2021년 이후에만 7건으로 늘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하나로는 지난 10월 28일 ‘냉중성자원 실험시설’ 고장으로 멈춰섰다. 냉중성자원(CNS) 실험시설은 원자로에서 생산된 중성자를 연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액체수소를 이용해 감속하는 설비다.
원자력계에선 연구로의 특성상 연결된 실험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자동으로 멈추게 설계된 구조적 문제라고 보는 견해와 함께 하나로 원자로 노후화의 전조 증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로는 원자력발전소처럼 전기를 생산하지 않는 연구용 원자로다. 열출력이 30메가와트(㎿)급이다. 지난 1995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중성자 이용을 포함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나로 원자로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내진 보강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간 정지한 바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잦은 가동 정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나로 운전일수는 2018년 59일에 그쳤고 2019년에는 단 3일만 가동됐다. 2020년에도 20일, 2021년 73일, 2022년 92일, 올해는 52일에 그치고 있다.
하나로가 제대로 가동이 되지 않으면서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과 전력용 반도체 생산이 지연되고,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졌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연구로는 꾸준히 가동해서 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게 목표인 발전로와 달리 계속 가동이 우선 목표가 아니어서 연결된 실험 설비 상태가 이상하면 멈춰 서게 설계되어 있다”며 ““최근 하나로가 정지된 것은 거의 실험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자동정지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나로 자체는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개조를 거쳐 안정화된 상태”라며 “비교적 최근에 가동 시작한 호주 OPAL 연구용 원자로도 매년 7회 정도 정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이후 하나로 가동정지 내역을 보면 대부분이 냉중성자 계통의 문제로 생긴 정지였다. 원자로 자체의 시설 고장으로 가동이 정지된 건 2022년 7월 한 차례뿐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냉중성자 계통의 기술적 문제는 원자로 안전과는 관련이 없다”며 “이 계통을 가동하지 않고 원자로를 운전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보니 생기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하나로 원자로의 노후화 전조 증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 측은 하나로의 수명을 정해 지금이라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연구원 측에서는 부품에 문제가 생겨서 멈춘다고 하는데 자동차로 가정했을 때 엔진, 라이트가 연달아 문제가 생겨 자동차가 멈추면 정상이라고 볼 수 있느냐”라며 “부품에도 수명이 있는데 이를 정해놓지 않고, 예비 부품도 구비를 안 해뒀다”라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측은 “연구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지침에서 밝힌 대로 특성상 노심을 포함한 모든 요소들을 교체할 수 있어서 노후화된 부분을 적절한 보수와 교체로 안전 운영이 가능해 별도 설계 수명이 없다”면서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연구로가 220기인데 그중 70%가 40년 이상 운영 중이다”라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이용연구단을 신설하고 불필요한 가동 정지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냉중성자 계통 이중화를 통해 문제가 생기더라도 원자로는 가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안정적인 시설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설과 장비 운영을 위한 로드맵도 새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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