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4000년 역사가 그래픽 노블 한 권에[BOOK]
뱅상 르미르 지음, 크리스토프 고티에 그림
장한라 옮김
서해문집
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이목이 가자 지구에 쏠려 있다. 이번 전쟁, 더 넓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반목, 근본적으로는 유대 세계와 아랍 세계 간 갈등의 시작점을 찾아가면 결국 예루살렘에 가 닿는다. 책의 부제를 빌자면 '인류 절반의 영적 수도'인 바로 그 도시의 '4000년 역사'를 다룬 책이다. 프랑스 역사학자 뱅상 르미르가 글과 스토리라인을, 애니메이터 크리스토프 고티에가 그림을 작업한 그래픽 노블이다.
책 속 화자는 예루살렘 동쪽 올리브산을 지나던 행인이 뱉은 씨에서 싹이 터 자란 올리브 나무다. 청동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4000년간 예루살렘과 그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과 관련 인물 이야기를 이 나무가 전하는 형식이다. 3대 유일신 종교(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발생과 발전, 이들 종교 세력 간 화합과 반목, 도시 지배세력의 유입과 흥망, 그 과정에서 도시가 겪은 일련의 사건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저자는 다양한 문헌 자료를 인용했는데, 자료 출처도 바로바로 각주로 소개했다.
역사의 쓸모 중 하나는 현재 문제의 해결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예루살렘의 역사에서도 그런 단서를 얻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누구나 비슷한 시도를 할 것 같고, 내린 결론도 비슷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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