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달래는 '비대면 대화의 기술'...대학병원·기술지주도 러브콜
"대화 기반 정신건강관리 솔루션 개발"
"우울증이란 개념이 알려지기 전 우리나라엔 화병이란 말이 있었죠. 어른들은 시장이나 목욕탕 같은 곳에 가서 수다를 떨면서 화병을 달랬죠. '쏙닥쏙닥'은 이를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 대화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완화시켜주는 솔루션입니다"
김성훈 안드레이아 대표는 자사 서비스 '쏙닥쏙닥'에 대해 이같이 비유했다. 쏙닥쏙닥은 익명의 상대방과 대화하는 솔루션이다. 사용자가 솔루션을 통해 접하는 사용자경험(UX) 자체는 일반적인 랜덤채팅 솔루션과도 유사하다. 그러나 쏙닥쏙닥의 핵심은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측정·추적하고 대화를 통해 정신건강을 개선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쏙닥쏙닥은 먼저 '마음 다이어리'를 작성하도록 해 사용자의 감정상태를 면밀히 측정한다.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등을 기록하는 다이어리다.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수집한 정보나 모바일 기기 쿠키 데이터도 수집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현재 상태 뿐 아니라 변화까지 분석하고 대화가 통할 최적의 상대방도 매칭시킨다.
클로즈 베타테스트 단계인 쏙닥쏙닥에 한림대학교기술지주와 서울대학교기술지주 등 병원을 보유한 대학 기술지주회사들이 시드투자를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의료계에선 사람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측정·트래킹하는 솔루션 수요가 많다"며 "C대학교 병원에 이어 투자를 계기로 한림대학교 성심병원과도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안드레이아를 창업하고 쏙닥쏙닥을 개발하게 된 것은 밀접한 지인의 우울증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 대표는 "우울증을 앓아도 진료·상담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치료를 받는 걸 상당히 어려워했다"며 "찾아보니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쏙닥쏙닥을 연내 정식 출시하고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과 협업해 수익을 발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임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지원해주는 기업이나 학생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는 학교 등이 협업 대상이다. 김 대표는 "구독모델이나 데이터 비즈니스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만약 현재 계획하는 쏙닥쏙닥 솔루션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사용자 반응이 크지 않을 경우 다양하게 솔루션을 바꿔본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안드레이아가 사회적 기업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정신질환을 막아야 한다는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쏙닥쏙닥에 다양한 시도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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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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