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고통분담 나선 은행권…하나銀, 1000억 금융지원 스타트

우리금융 3일 오전 회의 열고 지원방안 모색…국민·신한도 내부검토
尹대통령, '4조원 저리공급' 발표에 은행들 선제적 지원방안 연이어 구상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에서 상인들이 납품할 자재를 옮기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고금리로 시름하는 소상공인의 이자부담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내년도 예산에 저리 융자자금 4조원을 반영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은행들이 정책 공백기를 메울 선제적인 지원에 나선다.

3일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대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오는 12월부터 약 11만명의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에게 665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추가 실시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춘다. 대상은 △코로나대출 이자상환 유예 차주 △제조업 자영업자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서 대출 차주 등이다.

또한 서민금융상품 이용자, 고금리 취약 차주 등 은행이 선정한 금융취약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생활비를 지원한다. 신규 가맹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는 약 20억원의 통신비를 지원하고 매출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 고객 중 일부를 선정해 컨설팅 비용으로 약 15억원 지원을 실시한다.

하나은행이 이 같은 지원책을 발표한 것은 윤 대통령이 최근 소상공인 등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크다고 거듭 지적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 "기업 대출에 비해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이 더 부도율이 적고 대출 채권이 안정적인데 (은행들이) 이런 자세로 영업을 해서 되겠느냐.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는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날 소상공인들과 만나 "정부는 고금리로 인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저리 융자자금 4조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며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특단의 지원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도 내부적으로 지원 방안을 준비에 돌입했거나 방안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날 오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주재로 전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상생금융 추진 현황 점검과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며 "추가로 준비하는 상생금융은 보다 개선된 신상품 준비와 함께 기존 대출의 금리 인상 또는 연체 발생 등으로 고통 받고있는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이날 오후 소상공인 관련 지원책 논의에 들어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진정성 있는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금융그룹 회장 주도로 주말에도 계속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다음주 초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관련 방안 준비를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 저리 융자 정책 실행까지는 시간이 걸리기에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은행들은 연초부터 상생금융으로 정책을 집행하고 있었기에 기존 정책의 예산을 증액하는 등 신속한 지원에 방점을 둔 정책이 당장 이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