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령, 극과 극을 달리는 여자
배우 김주령에겐 한계는 없었다.
‘연기 장인’으로 손꼽히는 김주령의 변신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김주령은 현재 방영 중인 tvN 월화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과 오는 8일 개봉을 앞둔 영화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바로 김주령의 극과 극 열연이다. 동일 인물이 맞는지 착각이 들 정도로, 무엇 하나 겹치지 않는 각각의 배역을 본인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먼저 그는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야망의 화신 임지미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중이다. 김주령의 살벌한 연기로 구현한 캐릭터는 등장할 때마다 분위기를 팽팽하게 조인다. 자신의 이중성을 감추고 포장할 줄 아는 미친 연기자의 소유자라는 설명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청아(신은수 분)의 계모이자 서원예고의 이사장인 임지미는 고상한 외모와 오라가 눈길을 끄는 인물. 그러나 우아함이라는 가면을 벗은 그의 본심은 소름 끼치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남편이 없을 때 의붓딸 윤청아를 바라보는 눈빛은 서늘했고, 모욕적인 언행도 일삼으며 안방극장의 공기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렇듯 김주령의 인자하고도 날카로운 얼굴은 극의 텐션을 자유자재로 조율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극장가를 찾은 김주령의 모습은 드라마와는 180도 다르다. 그가 주연한 영화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는 인생의 마지막 경로에서 비극도 희극도 아닌 삶의 이면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담은 시네에세이. 김주령은 다정하고 진솔한 대학 연극과 교수 주희로 분한다. 이번 캐릭터에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 김주령의 모습을 담아냈다고 밝혔기에 시네필들의 기대가 고조된 상황.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주희를 통해 평화로운 일상 속 고민, 익숙한 불안 등을 담아냈다. 폭넓은 스펙트럼은 인물의 다채로운 감정을 섬세하면서도 밀도 있게 그려내 관객들에겐 공감을 선사하는가 하면, 삶에 지친 이들에겐 잔잔하지만 따뜻한 위로를 건넬 예정이다.
냉온을 넘나드는 극과 극 열연을 펼칠 김주령. 눈이 황홀한 그의 연기 변신은 언제나 기대를 뛰어넘으며 많은 이들 마음속에 믿고 보는 배우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가득 채울 김주령의 활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tvN에서 방송되며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는 11월 8일에 개봉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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