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는 어둠·무질서·미신·야만이라는 농담과 편견[책과 책 사이]
서양 ‘중세’ 하면 ‘암흑시대’를 떠올린다. 주경철의 <중세 유럽인 이야기>(휴머니스트)와 댄 존스의 <중세인들 1·2>(이재황 옮김, 책과함께)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책이다. 주경철은 “고대 그리스·로마의 찬란한 문화의 빛이 사그라든 후 칠흑 같은 어둠이 유럽을 휘감았다는 식”의 “잘못된 이미지가 덧칠”됐다고 말한다. “무질서 상태와 미신에 가까운 종교가 인간 정신과 사회를 옭아맨 몽매의 시대”란 설명을 구닥다리라고 말한다.
‘중세 이미지’는 유럽에서도 비슷한 듯하다. 존스는 중세가 “거창한 역사적 농담의 대상”이라고 말한다. “ ‘중세적’이라는 것은 자주 더러운 용어로 안배된다. 특히 신문 편집자들은 이를 자기네가 어리석음, 야만성, 제멋대로의 폭력을 나타내고 싶을 때 손쉬운 도구로 사용한다.”
‘중세와 중세인’은 ‘현대와 현대인’과 비슷하다고 본다. 중세 때 기후변화, 대량이주, 유행병, 기술변화, 세계적 연결망이 발생했다. 존스는 로마인·프랑크인·아라비아인·몽골인 세력과 수행자·기사·건축가 집단의 흥망성쇠를 살피는 이 책에서 “우리 모두는 어떤 의미에서 중세의 자손이기 때문에 우리가 중세 사람과 얼마나 비슷한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주경철의 책도 사람에 초점을 뒀다. 무자비한 주먹을 휘두르는 바이킹 전사부터 새로운 사상 체계를 구축한 철학자, 병마에 시달리던 수많은 농민 등을 다룬다. 주경철은 중세를 “가공할 야만성과 지극히 세련된 문화가 공존하고 함께 발전”한 시대로 규정한다.
두 책은 ‘사람 이야기’다. 모두 ‘스토리텔링’을 표방한다. 존스는 ‘역사 크리에이터’, 주경철은 ‘역사 스토리텔러’다. 이 책들은 중세 책은 어둡고 무거우며 딱딱하리라는 선입견도 걷어낸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