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가능성 낮지만..." ML 감독-코치들도 인정한 김하성, 그런데 2루수가 아니네?

노재형 2023. 11. 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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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실버슬러거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해 일취월장했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의 타격을 현장에서는 어떻게 바라볼까.

김하성은 올시즌 1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 0.749를 마크하며 메이저리그 진출 3년 만에 정상급 타자로 우뚝 섰다.

샌디에이고 팀내에서 타율 3위, 출루율 2위, OPS 5위, 도루 1위, 득점 3위, 타점 4위의 성적이다. 후안 소토,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매니 마차도 등 소위 슈퍼스타로 불리는 거물급 타자들과 함께 팀 타선을 이끌었다고 보면 된다. 특히 공수주 능력을 통틀어 평가하는 WAR에서는 5.8로 내셔널리그(NL) 8위, 팀내에서는 블레이크 스넬(6.0)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각 공격 지표가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맞히는 능력이 향상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놓고 각 구단 감독과 코치들도 김하성의 공격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하성이 MLB가 3일 발표한 실버슬러거상(Silver Slugger Award)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은 NL 유틸리티 부문서 시카고 컵스 코디 벨린저, LA 다저스 무키 베츠, 신시내티 레즈 스펜서 스티어와 함께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됐다.

MLB.com은 김하성에 대해 '그는 올시즌 베스트 시즌을 보냈다. 17홈런과 38도루를 마크했고, 파드리스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수상 가능성은 낮다. NL MVP 후보인 베츠 또는 벨린저가 이 부문을 수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NL 15팀의 유틸리티 플레이어 중 타석에서 적어도 4번째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니 수비력 뿐만 아니라 공격력도 공인받았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USATODAY연합뉴스

실버슬러거는 골드글러브와 마찬가지로 정규시즌 종료 직후 각 구단 감독과 코치들의 투표로 이뤄진다. 단순히 기록만 보는 게 아니다. 현장에서 해당 선수가 어떻게 타격하는 지를 가까이서 관찰하는 감독과 코치들의 주관적 평가가 가장 중요하다.

CBS스포츠는 '감독과 1명과 코치 3명 등 각 구단에 4개의 투표권이 주어진다. 감독과 코치들이 타자들의 전반적인 공격력을 보고 내린 평가와 OPS, OPS+, 홈런, 타점, 타율, 루타, 득점 등의 기록을 합쳐 수상자가 결정된다'고 전했다. 이미 결과는 나와 있다. 김하성이 종합적인 공격력 평가에서 유틸리티 선수들 중 최소 4위 안에 들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2루수 부문서는 최종 후보 3명에는 들지 못했다. 다른 팀 2루수들의 공격력이 너무 화려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아지 알비스(0.280, 33홈런, 109타점, OPS 0.849), 마이애미 말린스 루이스 아라에즈(0.354, 10홈런, 69타점, OPS 0.862),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케텔 마르테(0.276, 25홈런, 82타점, OPS 0.843))가 NL 2루수 부문 후보들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아지 알비스가 NL 2루수 부문 실버슬러거 수상이 유력하다. AP연합뉴스

김하성이 종합적인 WAR에서는 이들에 앞섰지만, 공격력만 놓고 보면 '톱3'에 들기에 부족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아쉬움이 남는 대목도 있다. 김하성은 6월 중순 리드오프로 타순이 바뀐 뒤 폭발적인 타격감을 유지하며 한 여름을 보냈다. 6~8월 3개월 동안 79경기에서 타율 0.298(85안타), 12홈런, 34타점, 56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9월 이후 22경기에서 타율 0.176으로 페이스가 뚝 떨어지면서 감점 요인을 낳고 말았다.

하지만 김하성은 수비력을 평가하는 골드글러브에서는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에 동시에 최종 후보로 올라 적어도 한 개 부문 수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과 실버슬러거 파이널리스트 선정으로 주가를 높인 김하성은 FA 1년을 앞두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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