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향성 스피커, 발전소·공장 안전 지킨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원하는 곳에 원하는 크기만큼 소리를 보내는 기술 ‘지향성 음향’이 활동 영역을 넓힌다. 지금까지 고속도로 터널, 횡단보도에서 사람들의 안전을 지킨 지향성 음향 기술이 대형 댐과 공장, 발전소와 갱도 등 공공 산업 시설에 적용된다. 어디에서든 선명하게 들리는 경고 방송을 송출, 작업자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일하도록 도울 목적에서다.
지향성 음향은 소리를 모으고 멀리 보내는 기술이다. 일반 음향 기술보다 명료성이 좋아, 사람들이 소리를 한결 선명하게 듣도록 돕는다. 주변에 잡음이 많은 경우나 소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많은 경우, 수 km 이상 먼 곳까지 소리를 보낼 때 지향성 음향 기술을 쓴다. 덕분에 지향성 음향 기술은 사회 곳곳에서 선명하게 들리는 경고 방송을 송출하며 사람들의 안전을 지켰다.
지향성 음향 기술과 함께 이 기술을 적용한 지향성 스피커의 성능도 꾸준히 발전한다. 업계는 지향성 스피커의 부피를 줄이고 활용 범위를 넓혀 대형 공공 산업 시설의 경고 방송 시스템을 구축한다. 남부발전 하동빛드림본부에 설치된 지향성 스피커가 좋은 사례다.
이 곳의 컨베이어 갤러리 룸, 옥외 저탄장에 있는 설비는 기계음과 소음을 많이 낸다. 소리가 뻗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도 많다. 그래서 이 곳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은 대부분 소음으로부터 귀를 보호하려고 귀마개를 한다. 이 탓에 알림이나 경고 방송을 좀처럼 듣지 못한다.
작업자에게 알림이나 경고 방송을 알릴 긴급 연락용 방송 기기가 지급되지만, 현장의 소음이 워낙 큰 탓에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 만에 하나 긴급한 사고가 일어나면 이들에게 경고, 대피 방송을 전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셈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화력 발전소의 석탄 컨베이어 벨트에서는 여러 차례, 안타까운 사고 사례가 일어났다.
설비에 음량이 큰 고출력 스피커를 배치하거나 스피커를 여러 개 사용해도 이 문제는 해결 불가능하다. 스피커의 음량을 높이면 소리가 울려 제대로 듣기 어려워진다. 스피커를 여러 개 함께 쓰면 소리끼리 부딪혀 혼선을 빚고, 곳곳에서 반사되며 울리는 탓에 역효과를 낸다.
음향 업계는 지향성 스피커와 음향 기술을 활용, 큰 소음과 각종 장애물들을 뚫고 작업자에게 직접 경고, 대피 방송을 전달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먼저 지향성 스피커를 일정 간격마다 배치해서 방송 음량을 높여도 소리가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설계한다. 여기에 소리가 뻗어나가는 속도를 계산해 뚜렷하게 들리도록 하는 음향 동기화 기술을 적용하는 원리다. 그러면 발전소 내부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한결 뚜렷하게 경고, 대피 방송을 듣는다.
이어 음향 업계는 발전소 내부에 이어 외부의 안전을 지킬 지향성 스피커를 고안한다. 발전소 바깥에는 연료를 싣고 내리는 부두, 뜨거운 물을 처리하는 배수로 등 외부 시설이 있다. 이 부근에 낚시 어선이 들어오면 자칫 사고를 당할 우려가 있다. 발전소는 국가중요시설이기에, 배의 무단 출입이 기밀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발전소는 음향 업계와 함께 외부 시설에 감시용 레이더와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들 설비와 자동 연동하는 서치라이트와 지향성 스피커를 설치한다. 감시용 레이더와 카메라로 외부 시설에 접근하는 배를 멀리에서부터 감지하고, 서치라이트로 확인 후 지향성 스피커로 경고 방송을 보내는 원리다. 일반 스피커를 쓰면 소리가 넓게 퍼져 먼 곳까지 닿지 않는다. 반면, 지향성 스피커는 소리를 먼 곳까지 명료하게 보내 경고 방송 송출에 알맞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공 산업 영역의 수요가 늘면서, 세계 음향 기업들은 새로운 지향성 음향 기술과 제품을 적극 연구 개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이디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앞서 사례로 든 남부발전 하동빛드림본부 화력 발전소 설비로의 지향성 스피커 도입 사례가 이들의 성과다. 우리나라 곳곳의 고속도로 터널, 횡단보도에서 경고 방송을 하는 지향성 스피커도 이들의 제품이다.
제이디솔루션은 월성원전에 이어 최근 한 대규모 발전소 단지에 지향성 스피커를 공급하기로 협의를 마쳤다. 먼저 신제품 딕센 A3(DIXXEN A3) 고출력 지향성 스피커를 소음이 큰 곳에 배치해 작업자들에게 뚜렷한 소리로 경고, 대피 방송을 전달한다. 여기에 LTE 무전 시스템을 결합해 운영자와 근로자간 양방향 통신을 가능케 하는 내용이다.
제이디솔루션은 지향성 스피커 시리즈 딕센 시리즈를 공공 산업 시설과 기관에 설치, 근로자들의 안전을 지키면서 활동 영역을 대형 공장으로까지 넓힌다. 분진과 소음이 심해 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운 시멘트 공장이 첫 대상이다. 나아가 이들 부문에 새로운 기술 ‘사운드 태그’를 이식하려 한다.
사운드 태그는 사람에게 들리지 않는 주파수의 음역대에 정보를 실어서 전송하는 기술이다. 소리가 닿는 범위 안이라면 어디로든 정보를 보내는 덕분에, 지향성 스피커와 함께 쓰면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안전 솔루션으로 활용 가능하다.
예컨대, 지하 깊은 곳이나 전파 교란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이동통신 신호를 포함한 전파가 제대로 퍼지지 못한다. 그래서 무전기 통신이 불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 신호나 정보를 보내기도 어렵다. 이 때 고출력 지향성 스피커와 사운드 태그 기술을 활용, 소리에 정보를 실어 특정한 곳으로 보내면 재난 안전 문자와 같은 정보를 한결 원활하게 보낸다.
제이디솔루션은 “지향성 스피커의 활용 범위를 넓혀 다양한 공공 시설에 적용, 작업자들이 늘 안전하게 일하도록 기여하겠다. 나아가 휴대용 고출력 지향성 스피커를 개발, 사고 위험이나 위급 상황이 생길 때 누구나 활용해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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