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2차전지주 오랜 만에 껑충…단기랠리 그치나

이지영 기자 2023. 11. 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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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POSCO홀딩스 등 이틀 연속 급등
전문가 "단기 랠리일 뿐, 추격매수는 자제"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최근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 개미투자자들을 울린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주가 미국발 훈풍에 오랜만에 급등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선 2차전지주가 이번 반등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탈 건지, 단기 랠리에 그칠 것인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가팔랐던 업계 전반의 성장세가 꺾인 만큼 단기간에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5만2000원(8.71%) 오른 64만9000원, 2만8400원(15.06%) 오른 21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도 엘앤에프(12.44%) 포스코퓨처엠(11.13%) POSCO홀딩스(6.21%) 포스코DX(5.49%) LG에너지솔루션(3.71%) 등이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반등 하루 만에 상승 탄력은 시들해진 모습이다. 이날 2%대 상승세로 출발했던 에코프로는 오후 1시 10분 현재 하락세로 전환해 전일 대비 1.23% 내린 64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포스코DX도 마찬가지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4만9850원(-0.30%)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5.07%), POSCO홀딩스(1.99%), 엘앤에프(2.34%), LG에너지솔루션(1.92%) 등은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이차전지 관련 종목의 주가 수익률은 끝없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일 종가 기준으로 에코프로 주가는 고점을 찍었던 7월 25일(129만 3000원)과 비교하면 49.8% 주저 앉았다. 이 기간 시총은 34조 4296억원에서 17조 281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에코프로 그룹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고점 대비 낙폭도 53.0%, 49.8%에 달했다. 이 밖에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56.6%), 포스코홀딩스(-35.0%) 등 포스코그룹주 역시 큰 폭 빠졌다. 지난달 한 달 동안 에코프로·포스코그룹 시총 감소분만 37조 268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개인 순매수 규모 4511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이어 2위 두산로보틱스(2992억원) 3위 에코프로비엠(2904억원) 4위 삼성SDI(2498억원) 5위 POSCO홀딩스(2346억원) 6위 포스코퓨처엠(2268) 순으로 나타났다. 1~6위 종목을 이차전지 관련주가 차지하면서 저점 매수가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업황 부진 우려가 큰 만큼 단기 반등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맹목적으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테슬라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계획을 줄줄이 보류하거나 철회하면서 2차전지 전반으로 영향이 미친 탓이다. 테슬라는 3분기 ‘어닝쇼크’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한 달 새 18.3% 급락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셀·소재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부진 우려와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장기화 가능성, 내년 11월 예정인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부정적 요인이 더 많은 분위기"라며 "주가가 의미 있는 상승이 나타나기까지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차전지 주가가 아직까지 높다는 의견이 여전히 많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맹목적으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세력도 여전히 추가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주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공매도 물량은 별반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전히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 9월 말 7.46%까지 치솟았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지난달 30일 기준 6.1%까지 내려왔지만, 주가 급등세가 지속되던 7~8월 비중이 2%대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높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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