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 “중진·尹측근,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로”

박지영 기자 2023. 11. 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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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3일 "당 지도부 및 중진 의원,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경진 혁신위원은 "위원장이 발표한 (중진 불출마 등) 내용은 정치적인 권고"라며 "지도부와 당의 중진 의원 등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께 정치적으로 권고하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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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에게 내년 4월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여당의 열세 지역인 수도권에 출마할 것을 요구했다. 그간 ‘기득권 포기’를 강조해왔던 인 위원장이 ‘위기론’에 근거해 공개적으로 결단을 압박한 것이다. 혁신위는 또 현역의원 하위 20%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4대 혁신안도 발표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3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마친 뒤 “당 지도부 및 중진 의원,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과거엔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하는 분들은 많은 이득을 받았는데, 이제는 국민에게 모든 걸 돌려주고 정치인이 결단을 내려 희생하는 새로운 길을 요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 위원장은 “우리 당은 위기다. 더 나아가 나라가 위기인데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는 희생의 틀 아래에서 결단이 요구된다”고 했다. 다만 해당 내용은 ‘2차 혁신안’과 별개라는 게 혁신위의 설명이다. 혁신위 대변인을 맡은 김경진 혁신위원은 “위원장께서 말한 내용은 4가지 혁신안과 별개의 정치적인 권고로서, 지도부와 중진 의원, 또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께 정치적으로 권고하는 메시지”라고 했다.

혁신위가 이날 발표한 2차 혁신안에는 현역 의원 20% 공천 배제 외에도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의원 구속 시 세비 박탈·본회의 불출석 시 세비 삭감 등의 내용이 남겼다.

◇현역의원 하위 20% 컷오프…파장 거셀 듯

혁신위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원천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선출직 공직자 평가 기준부터 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파장이 불가피하다. 김 혁신위원은 “현역 의원 등 선출직에 대해 적절한 평가 후 하위 비율 20%에 대해 공천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것을 지도부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역 20% 컷오프’는 과거 더불어민주당도 선보였던 혁신 방안이다.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이 2015년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발표한 ‘김상곤 혁신안’은 ‘기득권 물갈이’의 신호탄이 됐다. 당내에선 평가 공정성을 두고 거센 반발이 일었고, 안철수 의원을 시작으로 현역 의원이 대거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국민의당 돌풍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은 이듬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20대 총선에서 123석을 얻으며 원내 제1당이 됐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위원들이 10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1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의원정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포기도 주장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300명→270명)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도 내놨다. 김 혁신위원은 “국회의원 숫자를 10% 줄이고, 불체포특권을 전면적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역 의원들이 당장 포기 서약서를 작성해 당에 제출하고, 추후 당헌당규에 이러한 내용을 명문화하도록 했다. 또 국회의원 후보자는 공천 신청 시 불체포특권 포기 신청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 제출하도록 했다.

국민적 불신이 큰 세비 문제도 공론화했다. 국민 눈 높이에 맞게 세비를 다시 책정하고 삭감하라는 것이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세비를 모두 박탈하고,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불출석 시 ‘무(無)노동 무(無)임금’ 원칙에 따라 세비를 삭감토록 했다.

김 위원은 “국회의원 세비 수준은 경제개별협력기구(OECD) 국가에서 3위 수준으로 받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세계 31위 정도 수준”이라며 “1인당 국민소득에 비해 국회의원은 과잉 수준의 세비를 받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국회의원 세비를 다시금 책정하고 삭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혁신안이 실현되려면 당 지도부 의결을 거쳐야 한다. 다만 인 위원장이 제안한 당 지도부 및 중진 불출마와 수도권 출마 제안은 의결 사항이 아니다. 이에 대해 김기현 대표는 “당의 공식적인 논의 기구와 절차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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