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대표지?” 진흙탕 경영권 다툼 중 물타기해 대주주됐다는 개인, 경영참여 선언
이정민 대표 “전 대표 비위로 대표 교체”
또 최대주주 변경 진행 중... 순탄할지 미지수
마포갈매기와 연안식당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디딤이앤에프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일단 누가 대표이사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경영권이 양도되는 과정에서 임원 간 법적 다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놓고 전 대표이사와 현 대표이사가 법적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물타기(주가 하락 시 추가 매수로 매입 평단가를 낮추는 일)’로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힌 ‘모험가’ 김상훈씨가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 와중에 최대주주 변경이 진행되고 있다. 각종 불확실성 속에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디딤이앤에프를 바라보는 주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딤이앤에프 최대주주인 김상훈씨는 이날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해당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될 경우 명부에 오른 주주의 이름과 주소, 보유 주식 수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통상 주주명부 열람 신청은 경영권 분쟁 과정 중 발생한다. 신청자가 자신의 우호 지분율을 명확히 파악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달 31일엔 주식 등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공시했다. 이를 통해 경영권 활동에 대한 계획을 공유하고, 주주 행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씨는 디딤이앤에프 지분 6.33%를 소유해 주식회사 테라핀과 함께 공동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그는 “디딤이앤에프 경영 정상화를 위해 경영진의 경영책임, 주주명부 및 회계장부 열람, 기업지배구조 관여에 대해 현 경영진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정상화를 위해 소액주주 의견을 듣고 주주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세간에 이름이 알려진 김씨는 지난해부터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매입해 왔다. 그는 당시 디딤이앤에프 지분 7.19%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공시에서 김 씨는 본인의 직업을 모험가, 부서를 foolish라고 적었으며 이메일 주소는 ******tact1818@gmail.com이라고 표시했다. 이후 주주들은 ‘모험가’라는 단어를 따 그를 ‘모험가좌’라고 불렀다.
김씨가 직접 나서게 된 배경에는 경영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대표 자리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며 주가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 크다. 지난 4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던 이정민 이사가 9월 다시 대표 자리에 올랐는데, 박승복 전 대표가 이 과정이 적법하지 않다고 이 대표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2021년부터 디딤이앤에프 대표이사를 역임하다가 지난 4월 사임한 인물이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표가 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가 웨스트포인트인베스트먼트에서 더블에스네트워크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취득한 문서를 위조해 자신을 비롯한 경영진을 몰아내고 대표 자리에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디딤이앤에프 최대주주에 오른 웨스트포인트는 지난 6월 더블에스네트워크에 경영권 지분을 넘기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자는 지정된 기한까지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지만, 향후 웨스트포인트 보유지분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매입하기로 했다.
박 전 대표 측에 따르면 더블에스네트워크는 웨스트포인트에 더블에스네트워크 측 이사진의 이름이 담긴 사임서를 줬다. 계약이 파기될 경우 웨스트포인트가 해당 사임서를 통해 박 전 대표를 포함한 이사진을 원복시키도록 일종의 ‘보험 장치’를 제공한 것이다. 통상 경영권이 바뀌면 새 최대주주가 추천한 인물들로 이사진이 꾸려진다.
박 전 대표는 계약 마무리 단계에서 이 대표가 사임서를 가로챘고, 사용 권한이 없음에도 이를 악용해 현 경영진을 몰아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지난 9월 이 대표를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와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박 전 대표는 1심에서 패소했지만, 즉각 항고해 법원에서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이전 경영진들의 비위로 경영진을 교체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는 “박승복 전 대표를 포함한 과거 경영진들이 정관과 규정에 위배되는 행동과 부적절한 인사 조치, 용역을 동원한 회사 장악 시도, 가짜 명함과 위조된 잔고증명 발행 등 우려되는 경영 행보가 계속돼 회사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딤이앤에프는 최대주주가 다시 변경될 예정이다. 내달 27일 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자금이 납입되면 이코셜드가 7.6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소액주주들은 현재 상황을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 최대주주가 새로 자금을 넣고 기업 경영 정상화를 시도하면 당연히 호재이지만, 순탄하게 진행될지가 변수다. 디딤이앤에프 주가는 대표이사가 변경된 지난 9월 8일부터 이달 2일까지 34% 넘게 하락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대차 아산공장도 日 500대 생산 차질… 트랜시스 파업 여파
- [비즈톡톡] “환율 오르면 식품업계 운다”... 옛날 공식된 까닭은
- 신세계 스퀘어, 공개 열흘 만에 방문객 20만 명 돌파… 신세계百 본점·인근 상권도 활성화
- 상장 당시보다 영업익 45% 늘었지만… 크래프톤 직원들에 아직 아픈 상처인 우리사주
- [스타트UP] “플라스틱만큼 싸다” 해조류 기반 생분해 식품포장지 ‘아라메소재’
- 10兆 전기차 공장 지었는데… 현대차, 美 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
- 日, 반도체·AI 분야에 90조원 지원 검토
- “바쁠 때는 ‘미터기’ 꺼놓고 일해요”… 주 52시간에 발목 잡힌 삼성 반도체
- 조선株, 트럼프 말고도 믿을 구석 있다… 韓中 계약금액 격차도 사상 최대
- 가상자산 황금기 오나… 트럼프 효과에 비트코인 10만달러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