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에 ‘젠틀맨’ 소리 들은 유승민 “대통령 책임, 김기현 결단 이야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3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대통령이 당에서 손을 떼고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 당이 용산(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 김기현 지도부 체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 이렇게 3가지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YTN <호준석의 라이브 앵콜>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1일 인 위원장을 만난 그는 “지금 대통령·정부·당이 이렇게 민심에서 위반된 것은 대통령 책임이 제일 크다”며 “대통령이 당에서 손을 떼고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명령하고 당이 복종하는, 대통령이 무슨 잘못을 해도 당이 견제를 못 하는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며 “당이 중심을 잡고 홀로 서고, 대통령이 잘못하면 쓴소리하고 견제할 수 있는 당을 만드는 게 혁신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김기현 체제, 지금 당 지도부로 과연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냐,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가 12월까지 하는데, 이게 당이 변화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혁신위원장과 당대표, 대통령, 당과 용산이 진정한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지켜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인 위원장이 자신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이래라저래라하는 건 월권이라고 말했던데, 그걸 월권이라고 생각하면 변화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 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내가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알려드릴 기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대통령에게 이래라저래라하는 건 월권이다” “나는 김기현 대표에게도 이래라저래라 못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혁신위가 1호 혁신안으로 사면받기 싫다는 사람들을 징계 취소했는데, 그게 무슨 혁신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2호 혁신안으로 거론되는 ‘영남 지역구 국회의원 수도권 험지 출마’에 대해서도 “그분들 중 수도권에 와서 당선될 사람이 몇 명 있겠나”라며 “수도권에는 가장 경쟁력 있는 참신한 후보를 내야지, 영남에서 몇 번 했다고 여기에 와서 당선이 되나”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기계적으로 어색한 룰을 만드는 게 아니라 공천의 큰 룰 차원에서 대통령이 자신이 맘에 드는 사람을 영남에 꽂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 당이 ‘용산 출장소’라는 오명을 벗는 게 중요한데, 어제 ‘도로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임명됐다”라며 “왜 혁신위에서는 문제의 본질을 건드리지 않고 자꾸 이상한 곁가지를 건드리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대표와 대통령에게 문제의 핵심이 있는데, 혁신위가 이걸 용감하게 건드리지 않으면 국민이 절대로 혁신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에 대해 “코리안 젠틀맨”이라며 “두 시간 반 비공개로 만났다. 애국자더라. 나라가 걱정되고 (당이 혁신에 성공하는지) 조금 지켜봐야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이 당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며 “그분은 합리적인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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