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고 때리고’ 황희찬, 손흥민 따라 PL 최초 개인상 노린다…커리어 하이 그 자체

김환 기자 2023. 11. 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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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황희찬이 자신의 프리미어리그(PL) 첫 개인상을 노린다.


프리미어리그(PL) 사무국은 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0월 이달의 골 후보를 발표했다. 후보에는 황희찬을 비롯해 야콥 브룬 라르센(번리), 잭 해리슨(에버턴), 브라이언 음뵈모, 사만 고도스(이상 브렌트포드), 디오고 달롯(맨쳇으터 유나이티드), 에디 은케티아(아스널), 필립 빌링(본머스)가 선정됐다.


황희찬은 지난달 29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터트린 동점골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선발로 출전한 황희찬은 팀이 1-2로 끌려가던 후반 26분경 박스 안에서 토티 고메스가 연결한 공을 잡아 상대를 속이는 동작으로 수비를 벗겨낸 뒤 골문 가까운 쪽을 바라보고 침착한 슈팅을 시도해 마무리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의 동점골에 힘입어 경기를 무승부로 끝냈다.


사진=PL
사진=PL

황희찬의 침착함과 ‘접기’ 능력이 다시 한번 빛난 장면이었다. 황희찬은 골문 앞에서 많은 숫자의 수비수들을 두고도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하는 척하며 상대를 속이는 페이크를 활용해 수비를 손쉽게 무너뜨렸다. 이후 각이 좁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특히 이 경기가 울버햄튼이 억울할 만한 판정이 나와 피해를 입었던 경기였기 때문에 황희찬의 활약은 더욱 조명됐다. 황희찬은 이날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내주고 직접 이를 만회했다. 상황은 이랬다. 혼전 상황에서 황희찬이 공을 걷어내려고 하는 과정에서 파비안 셰어가 넘어졌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도 없이 곧바로 뉴캐슬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게리 오닐 감독이 경기 후 대놓고 이를 지적할 정도였다. 오닐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페널티킥 판정에 대해 “부끄럽고 끔찍한 판정이었다. VAR을 보지 않은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황희찬은 그저 공을 걷어내려고 했던 것이었다. 셰어는 황희찬과 부딪히기 전부터 넘어지고 있었다. 형편없는 판정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영국 ‘미러’는 “뉴캐슬에는 페널티킥 논란이 있었고, 황희찬이 울버햄튼을 구했다. 오닐 감독은 이번 시즌 심판진과 VAR의 저주를 받았을 수도 있지만, 황희찬이 팀에 있다는 건 축복받은 일이다”라며 황희찬의 활약을 주목했다.


경기 후 황희찬은 판정에 대해 “페널티킥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공을 차려고 했는데 (셰어가) 나를 막았다. 하지만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해 어쩔 수 없었다. 전반전이 끝난 뒤 동료들이 나를 다독여줬다.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말해줬다. 동료들이 나를 믿어준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무언가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동점골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뉴캐슬전 득점은 황희찬의 시즌 6호골이었다. 이 득점으로 황희찬은 자신의 PL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울버햄튼에 입단한 이후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황희찬은 이번 시즌 그 아쉬움을 풀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황희찬은 지난 10월 A매치 기간에도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득점을 터트리며 이 분위기를 이어갔다.


PL 이달의 골 후보 선정은 황희찬에게 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황희찬은 PL에 온 이후 개인상을 한 차례도 수상한 적이 없다. 득점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이달의 골 후보에 오를 정도로 이목을 끌만한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뉴캐슬전 득점은 앞서 페널티킥을 내준 뒤 자신이 직접 이를 만회했다는 서사는 물론 침착한 페이크 동작과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는 점에서 꽤나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달의 골은 앞서 손흥민이 두 차례 수상한 적이 있는 개인상이다. 손흥민은 2018-19시즌이었던 2018년 11월 첼시를 상대로 50m를 질주한 뒤 드리블로 상대를 벗겨낸 후 성공한 득점으로 이달의 골을 수상했다. 임팩트가 컸던 득점이기 때문에 손흥민의 이 득점은 시즌이 끝난 뒤 2018-19시즌 PL 베스트골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손흥민을 두 번째로 이달의 골 주인공으로 만든 득점은 그 유명한 번리전 원더골이다. 당시 손흥민은 하프라인 밑에서부터 공을 갖고 70m 이상을 질주한 뒤 침착한 마무리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은 이 드리블로 무려 8명의 선수들을 제쳤다. 런던풋볼어워즈 올해의 골, ‘스카이 스포츠’ 선정 역대 최고의 골, 해당 시즌 PL 올해의 골에 선정된 것은 물론 손흥민은 이 득점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하는 푸스카스상까지 들어올렸다.


황희찬은 손흥민의 발자취를 따라 자신의 첫 개인상 수상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이 커리어 하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황희찬은 이달의 골 수상으로 커리어 하이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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