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지는’ 골반장기탈출증 수술해도··· ‘이것’은 저절로 회복 안 돼

김태훈 기자 2023. 11. 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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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형 자궁 모형. 경향신문 자료사진

흔히 ‘밑이 빠지는 병’이라 불리는 골반장기탈출증 환자는 줄어든 질내 미생물이 수술 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질환을 경험한 환자라면 노년기 여성 건강을 위해 별도의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3일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민정 교수, 인천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승옥 교수,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명신 교수 연구팀은 골반장기탈출증으로 재건수술을 받은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질내 미생물군집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골반장기탈출증은 골반 안에 있는 자궁이나 방광, 직장 같은 장기가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 아래로 처지거나 심하면 질 밖으로 빠져 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연구 결과 아래로 내려온 장기를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해부학적인 복원이 완료되더라도 여성의 골반장기 건강에 도움이 되는 질내 미생물 군집은 전처럼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자궁이 아래로 내려오지 않게 받치는 페서리를 삽입했을 때 미생물의 군집 규모는 수술 전보다 더 감소하고, 염증수치는 증가했다.

질내 미생물군은 질 건강을 좌우한다. 건강한 여성의 질은 이들 미생물이 균형 잡힌 상태로 존재할 때 약산성 환경을 유지하며 병원균을 막아낼 수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으로 내부 장기가 바깥으로 나오면 미생물 군집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페서리는 질내 점막을 손상해 미생물 군집의 균형이 깨지면서 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질환을 앓은 환자는 수술 후에도 미생물 환경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교수는 “질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는 여러 부인과 질환과 관련이 크다”며 “건강한 노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부학적인 수술 치료와 더불어 질내 미생물 군집의 회복을 위한 보완적 치료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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