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의원 열외없이 필리버스터 총동원령 내렸다
무제한토론 60명 명단 공개
3선 이상은 권성동 1명뿐
순번도 초재선부터라 ‘시끌’
국힘 “최종 명단 아냐 조율중”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초·재선 의원은 의무적으로 전원 필리버스터에 참여한다. 각 4개 법(노란봉투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최소 15명 이상, 1인당 3시간 이렇게 기준을 뒀다”며 “이 법의 부당함, 또 이 법의 문제점을 국민들께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는 의원은 총 60명으로 전체 의원수 110명의 절반이 넘는다. 60명 중 초선 의원은 45명으로 필리버스터 참여 의원 4명 중 3명(75%) 꼴이다. 재선 의원도 14명이며 3선 이상은 권성동 의원(4선) 1명 뿐이다.
오는 9일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발동하게 된다면 지난 2020년 국민의힘이 공수처법, 국정원법 개정안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벌인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공수처법 개정안 반대 필리버스터 때는 4선 김기현 의원(현 당대표)이 1번 타자로 나선 바 있다. 다음날 시작된 국정원법 개정안 필리버스터에선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이 선두 주자로 나섰다.
그러나 이번 필리버스터에서 첫 순번에 배정된 의원들 면면을 보면 노란봉투법 임이자 의원(재선), 방송법 박성중 의원(재선), 방송문화진흥회법 최연숙 의원(초선),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김병욱 의원(초선)으로 전부 초·재선 출신으로만 채워졌다.
친윤계 의원들이 중간쯤이나 제일 마지막에 배치된 것도 눈에 띈다. 권성동 의원은 방송법 6번째, 윤한홍 의원은 한국교육방송공사법 9번째다. 유상범 의원은 방송문화진흥회법 제일 마지막, 사무총장에서 물러났다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한 이철규 의원은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일 마지막 순서에 이름을 올려놨다. 장제원, 정진석 의원 등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순번을 접한 초·재선 의원들은 “우리도 배포자료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자원한 게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내 중진들이 필리버스터를 결정해놓고 본인들은 명단에서 빠지는 데 대한 불만도 흘러나오고 있다. 앞 순번에 배치된 한 초선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예상을 못했는데 갑자기 명단에 포함됐다고 들었다”며 “본회의 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순번배치가 최종본은 아니다. 예산심사 등 국회 일정 때문에 아직 조율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사전 통보 논란에 대해서도 “사전에 의원실에 의견을 물어 동의를 구했으며 당 내 중진을 포함해 자원한 의원들도 꽤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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