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장르를 불러도 정국 스타일…완성형 보컬 퍼포먼스의 정점 ‘GOLDEN’[들어보고서]
[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첫 솔로 앨범으로 완성형 보컬 퍼포먼스의 정점을 찍었다.
정국은 11월 3일 오후 1시 국내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첫 번째 솔로 앨범 ‘GOLDEN’(골든)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2013년 6월 13일 방탄소년단 멤버로 데뷔한 정국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만을 내걸고 선보인 실물 음반이다. 타이틀곡 'Standing Next to You'(스탠딩 넥스트 투 유)를 필두로 'Seven (feat. Latto)'(세븐) Explicit 버전과 Clean 버전, ‘3D (feat. Jack Harlow)’(쓰리디), 'Closer to You (feat. Major Lazer)'(클로저 투 유), ‘Yes or No’(예스 올 노), ‘Please Don't Change (feat. DJ Snake)’(플리스 돈트 체인지), ‘Hate You’(헤이트 유), ‘Somebody’(썸바디), ‘Too Sad to Dance’(투 새드 투 댄스), ‘Shot Glass of Tears’(샷 클래스 오브 티어스)까지 총 11곡으로 구성됐다.
앨범명 'GOLDEN'은 '황금빛의', '금으로 만든', '특별한, 소중한, 멋진'을 의미한다. 정국은 방탄소년단 황금막내로 시작한 이래 글로벌 팝스타로 성장하기까지 손수 빚어 온 숱한 황금빛 순간들을 이번 앨범의 모티브 삼아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정국은 한결 넓어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자 다양한 수록곡들을 직접 선별하는 등 앨범 제작 과정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영국 가수 에드 시런(Ed Sheeran),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숀 멘데스(Shawn Mendes), 일렉트로닉 힙합 그룹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 블러드팝(BloodPop), 데이비드 스튜어트(David Stewart), 프랑스 프로듀서 겸 래퍼 DJ 스네이크(DJ Snake) 등과 협업하며 시너지를 냈다.
무엇보다 어떤 장르를 불러도 종국에는 '정국화'해 내는 정국의 소화력, 팔색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다채로운 보컬적 색채가 돋보이는 앨범이다. 각기 다른 비트, 멜로디, 노랫말로 채워진 11트랙 속 정국은 지난 10년간 전 세계 K팝 리스너들의 마음을 울렸던 익숙한 목소리는 물론 오랜 팬들에게도 낯설 만큼 색다른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탁월한 보컬 운용력을 자랑한다.
앨범을 관통하는 서사도 흥미롭다. 정국은 고심을 거듭한 트랙 배치를 통해 사람 대 사람 관계의 변화로 변화하는 감정의 흐름을 흥미롭게 담아냈다. 앨범 전반부 사랑에 빠진 사람이 연상되는 경쾌한 에너지의 곡을 채웠고, 후반부에는 이별을 마주한 감정을 표현하고자 상대적으로 묵직한 분위기의 곡을 수록했다.
앨범 전면에 내세운 ‘Standing Next to You’는 올여름 국내외 차트 정상을 석권한 메가 히트송 ‘Seven’의 프로듀서 앤드류 와트(Andrew Watt)와 서킷(Cirkut)이 재차 의기투합해 완성한 레트로 펑크(Retro funk) 장르 곡이다. 정국은 특유의 그루비한 보컬로 ‘우리의 사랑은 그 무엇보다 깊기에, 어떠한 역경이 찾아와도 너와 함께 하겠다’고 노래했다. 정국의 가창력뿐 아니라 풍성한 관악기 연주, 터질듯한 퍼커션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만큼 오랜 시간 K팝 팬들의 플레이리스트를 장식할 전망이다.
퍼포먼스에도 힘을 실었다. 정국은 ‘Standing Next to You’ 라이브 무대로 '완성형 퍼포머', '올라운더' 타이틀을 증명하겠다는 포부다. 퍼포먼스 연습 과정에서 링거를 맞고 체력을 보충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
정국은 10월 4일 팬 소통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진행한 생방송에서 신보 준비 과정에 대해 "열심히 연습해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다. 이를 갈고 목을 갈고, 진짜 몸을 갈고 있다. 요즘 연습하면서도 느끼는데 참 (체력이) 많이 죽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안무를 하며 확실히 느끼고 있다. 정말 힘이 많이 부친다. 그래도 노력을 안 할 순 없으니까 최대한 할 것"이라며 "잘할 거다. 그만큼 노력할 거다. 'Seven'도 했고 '3D'도 했는데 이번에 나오는 타이틀곡이 굉장히 힘들다. 그만큼 멋있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여러분이 되게 좋아해 주실 것 같다. 기대하셔도 좋다. 자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으로 써 내려갈 기록 행진도 주목된다. 앞서 정국은 7월 13일 발표한 'Seven'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 진입, 106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 석권, 한국 솔로 가수 최초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차트 1위 등 성과를 거뒀다. 이어 9월 29일 공개한 '3D'로 빌보드 '핫 100' 5위 진입,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차트 포함 국내외 음원 차트 1위 석권 등 쾌거를 이뤘다.
'Seven (feat. Latto)'과 '3D (feat. Jack Harlow)'를 연달아 흥행시키며 '글로벌 팝스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현시점 스스로 생각하는 보컬리스트 정국, 퍼포머 정국의 특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뉴스엔 기자의 질문에 정국은 "먼저 ‘글로벌 팝스타’라고 평가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많이 쑥스럽기도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국은 "노래, 그리고 춤, 음악 전부 다 완벽하게 보여드리고 싶고 저만의 색깔을 만들고 싶어 혼자 발성 연습도 많이 하고 모니터링도 자주 하면서 보완하려고 한다. 그래도 아직까지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중에 장점이라면 아직까지 부족한데, 그래도 좀 다양한 곡을 불렀을 때 뭔가 위화감이 조금 적지 않나, 약간 그래도 어울리는 면이 좀 더 많지 않나 싶다. 그런 목소리를 갖고 있는 게 좀 장점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 멤버로서도, 솔로 뮤지션으로서도 글로벌 팝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정국은 변함없이 팬 아미(ARMY, 방탄소년단 공식 팬덤명)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는 'Magic Shop' 같은 존재일 수 있기를 꿈꾼다. 정국은 10월 7일 자신의 출생연도 97, 방탄소년단 데뷔일 0613, 아미 로고 등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숫자와 그림을 배경 삼아 촬영한 'GOLDEN' 3번째 콘셉트 포토 'SUBSTANCE'(섭스턴스, 본질) 버전을 통해 방탄소년단이라는 팀, 방탄소년단 곁을 지켜 주는 아미들이 자신의 음악적 뿌리라는 사실을 되새겼다.
지난 10년을 돌이켜 봤을 때 가장 찬란했던 '황금빛 순간'은 언제였고, 앞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은 '황금빛 순간'은 어떤 모양인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물음에는 "올해로 데뷔 10주년, 사실 잘은 실감이 안나는 것 같다. 정신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되게 열심히 살아왔고, 지난 시간 동안 하나의 순간을 고르는 게 참 어렵긴 하다. 그래도 콘서트 장에서 아미들과 함께 하나가 돼서 무대를 하고 같이 노래 부르고 서로 이렇게 우리는 무대 위에서, 팬들은 무대 아래서 이렇게 서로 많은 에너지와 그런 걸 나누고 교감하고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정국은 "많은 가수 분들이 그렇겠지만 저도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하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다. 그래서 그 순간마다 응원해 주시는 아미 분들과 함께 무대 서 있는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황금빛 순간’인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다양한 앨범, 그리고 곡들을 준비하고 또 들려드리면서 이렇게 멤버들과 함께 무대를 하면서 ‘황금빛 순간’을 계속 만들어 나가고 싶다. 아직 저와 멤버들의 ‘황금빛 순간’은 끝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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