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까지 올라왔지만 '스몰볼'의 한계… 결국 '한 방'이 있어야 우승한다
8HR 때려낸 TEX에 1승 4패로 완패하며 '스몰볼' 한계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스몰볼(작전 중심 야구)'의 한계인 것일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이 텍사스 레인저스의 '빅볼'에 막혔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 5차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5-0으로 승리,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애리조나는 'BK' 김병현이 몸담고 있던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지만, 1승 4패로 압도당하며 우승의 문턱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특히 월드시리즈에서 많은 베이스를 훔쳐내고, 번트를 활용한 스몰볼이 막힌 것이 뼈아팠다.
애리조나는 1차전부터 철저히 작전을 중심으로 득점을 노렸다. 0-2로 끌려가던 3회초 알렉 토마스와 에반 롱고리아의 연속 안타로 득점권 찬스를 만든 애리조나는 헤랄도 페르도모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맞이했다.
후속타자 코빈 캐롤이 2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내며 작전은 성공했다. 이후 케텔 마르테의 1루수 땅볼이 나오자 캐롤은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어 경기를 뒤집었다. 1루에 들어간 마르테는 2루를 훔쳐내 득점권에 들어갔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4-3으로 앞선 5회초에는 페르도모가 안타와 도루를 기록하며 1사 2루 찬스를 만들었고, 마르테가 1타점 적시 2루타로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애리조나가 스몰볼로 어렵게 만든 것을 텍사스는 단 두 방으로 쉽게 가져왔다.
텍사스는 3-5로 뒤진 9회말 1사 1루에서 코리 시거의 투런포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연장전으로 돌입한 승부도 '큰 거 한 방'으로 갈렸다. 1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아돌리스 가르시아가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며 텍사스에 1차전 승리를 안겼다.
2차전에서도 애리조나는 스몰볼로 점수를 노렸다. 7회초 무사 1루에서 희생 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맞이했고, 마르테의 땅볼 이후 캐롤의 적시타로 점수를 만들어냈다. 결국 2차전에서도 베이스 1개를 더 훔쳐내며 9-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
홈에서 치른 3차전에서 애리조나의 발은 멈췄다. 단 한 개의 도루도 기록하지 못했고, 오히려 텍사스의 빅볼에 당했다. 텍사스는 시거의 투런포를 앞세워 애리조나를 3-1로 제압했다. 8회말 무사 2루에서 나온 캐롤의 적시타로 영봉패를 면했다.
4차전에서도 애리조나는 초반부터 달렸다. 1회말 마르테가 2루를 훔치기 위해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텍사스 포수 요나 하임의 완벽한 송구로 차단당했다. 결국 텍사스에 홈런 3방을 얻어맞아 7-11로 패배했다.
벼랑 끝에서 가진 5차전에서도 캐롤과 크리스티안 워커가 도루에 성공하며 득점권에 들어갔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애리조나는 득점에 실패했다. 3회말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에서도 무득점에 그쳤다.
애리조나는 9회초 마커스 세미엔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며 추격의 의지를 잃었다. 애리조나는 0-5로 영봉패를 당하며 씁쓸히 월드시리즈에서 퇴장했다. 작전 중심 야구인 스몰볼의 한계가 보인 것이다. 심지어 4차전과 5차전에서는 작전을 성공하고도 득점하지 못했다.
애리조나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23도루를 올리며 스몰볼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과 7차전에서 총 8개의 베이스를 훔치며 22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희생번트 9개, 희생플라이 6개로 어떻게든 득점을 짜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홈런 8개를 때려낸 텍사스(애리조나 3홈런)를 이길 수는 없었다. 장타율에서도 텍사스에 밀렸다. 텍사스의 홈런당 타수(AB/HR)는 20.00이었지만, 애리조나는 27.38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서 탈락한 미네소타 트윈스(26.29)보다 낮았다.
결국 애리조나가 텍사스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으며 스몰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줬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팀이 힘들 때 경기의 균형을 맞추거나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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