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앞두고 의원들 사전 예방은 당연[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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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 저는 89명의 상원의원을 만날 수 있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저에게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해줬습니다."
사전면담은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지는 불필요한 언쟁의 소지를 사전에 해결하고, 후보자가 자신의 경영철학 등을 의원들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는 건강한 제도로 미국처럼 양성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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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 저는 89명의 상원의원을 만날 수 있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저에게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해줬습니다.”
2009년 7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대법관 지명자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연방대법원 대법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소토마요르 대법관 후보자는 인사청문의 열쇠를 쥔 상원의원들을 청문회가 열리기 전에 미리 예방했음을 당당히 밝힌 것이다. 미국 상원의원은 총 100명이니,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무려 89%에 해당하는 상원의원들을 사전에 만나 의견을 듣고 자기 생각을 피력하는 과정을 가진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청문회에 앞서 소토마요르 후보자에게 그녀가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상원의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준 것을 치하하고 격려했다. 청문회를 앞두고 의원들을 만나 설득하는 작업은 미국에서 보듯이 매우 당연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은 비난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최근 한 매체는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을 사전에 방문했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어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가 야당 의원실 방문도 타진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한 야당 의원의 발언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다른 장관은 업무상 협조가 필요할 수 있으니 사전에 인사할 수 있지만, KBS는 특정 정치세력과 편향성이 늘 염려가 되는 그런 기관이다.” 다른 장관 후보자는 사전면담이 가능하지만, KBS 사장 후보자만 안 된다는 논리인데, 이에 대해 국회의 한 보좌관은 “어떤 의원은 후보자가 사전에 찾아오지 않으면 언짢은 반응을 보인 일도 있었다”며 “이참에 지나친 도덕적 교조주의는 배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전면담은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지는 불필요한 언쟁의 소지를 사전에 해결하고, 후보자가 자신의 경영철학 등을 의원들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는 건강한 제도로 미국처럼 양성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해완 정치부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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