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팔레스타인’ 영상 29억뷰… ‘틱톡’ 반유대주의 확산 도구 비판

‘친이스라엘’영상은 2억뷰 불과
미 정치권 “앱 당장 폐쇄” 주장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속에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영상 조회 수가 이스라엘 지지 영상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미 정치권에서 틱톡이 하마스 테러를 물타기하고 반유대주의 확산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스파이 의혹에 더해 여론 조작론까지 제기되면서 미국 내 틱톡 금지 주장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2일 워싱턴포스트(WP)·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데이팅 앱 틴더 임원 출신 제프 모리스 주니어는 지난 주말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이 틱톡 전쟁에서 큰 차이로 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가장 인기 있는 해시태그인 ‘팔레스타인과 함께’ 조회 수는 29억 회였지만 ‘이스라엘과 함께’ 조회 수는 2억 회였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틱톡 금지법안을 발의했던 공화당 중진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틱톡이) 하마스 테러를 경시하게 만드는 데 사용된다. 틱톡을 폐쇄해야 한다. 지금 당장”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조시 홀리 상원의원도 “틱톡은 중국 스파이 엔진이자 악랄한 반유대주의 거짓말을 퍼뜨리는 곳”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틱톡 측은 하마스를 홍보하는 영상이나 댓글을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나 다른 이해관계가 조회 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미국 대형 로펌들은 대학가에 번지는 반유대주의·반이스라엘 시위에 대해 경고했다. 커클랜드 앤드 엘리스, 깁슨 던 앤드 크러처 등 20여 개 주요 로펌들은 하버드대·예일대 등 100여 개 로스쿨 학장들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반유대주의 활동은 우리 회사 중 어디에서도 용납되지 않는다. 많은 캠퍼스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외부단체가 괴롭힘·폭력 위협을 가하는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명예훼손연맹에 따르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후 미국 내 반유대주의 폭행·괴롭힘·기물 파손 등 사건은 400% 급증했고 대학 캠퍼스 내에서만 54건 보고됐다. 또 대학가의 반이스라엘 집회는 110건, 테러 지지 표현이 포함된 집회는 27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