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명품 홍보·마케팅 ‘창단 최초 2연속 우승’의 힘
[OSEN=우충원 기자] 창단 40주년을 맞은 울산현대가 가슴에 네 번째 별을 달았다.
울산은 지난 29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 1 2023 35라운드에서 후반 김민혁과 장시영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21승 7무 7패 승점 70점으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왕좌를 지켰다.
울산은 지난 시즌 한 경기를 남겨두고 17년 만에 리그 정상 숙원을 풀었다. 이번 시즌에는 세 경기를 남겨놓고 가슴에 네 번째 별을 달았다. 빛나는 베테랑 선수들과 성장하는 신예 선수들의 조화, 명장 감독의 강한 카리스마와 원팀(One Team)정신이 창단 최초 2연속이자 통산 4회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K리그 최강 팀으로 명성을 높일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명품 홍보·마케팅 전략’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축구도 1등, 홍보·마케팅도 1등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울산의 저력은 수상 경력이 말해준다. 2021시즌 1차부터 9회 연속 ‘팬 프렌들리 클럽(대상 포함)’으로 선정됐다. 이는 K리그 팀들 중 최다 연속 수상으로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이게 팀이야!”라는 홍명보 감독의 유행어를 탄생시킨 다큐멘터리 ‘푸른 파도2023’는 매 시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2021년부터 제작된 울산의 자체 다큐멘터리 ‘푸른 파도’는 첫 시즌부터 프로 스포츠 최초로 OTT에 편성되며 콘텐츠로서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3년 차를 맞은 ‘푸른 파도’ 시리즈는 구단, 선수단과 팬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나아가 K리그 구단의 영상 콘텐츠 제작과 홍보, 유통 방향에 청사진을 제시하는 콘텐츠로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푸른 파도를 통해 팀 상황이나 본인을 복기하며 프로의식을 높여주는 효과를 주고 있다.
이 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선수들이 팬들에게 더욱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다. 3년간 총 관련 콘텐츠 515편이 업로드됐고, 덩달아 2023년 유튜브 구독자는 1만 5,134명 증가해 총 구독자 5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프로구단의 존재 이유 중 하나는 사회적·경제적 가치 창출을 들 수 있다.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팬카페 ‘카페 푸른 파도’를 개장했다. 선수들이 일일 바리스타로 변신해 팬들에게 직접 커피와 음료를 제공, 대화로 밀착 스킨십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울산은 울산광역시, 울산시설관리공단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 속에 홈경기장인 문수축구경기장 내 W구역 2층에 ‘미디어 전시관’을 열었다. 올해로 40주년이 된 울산의 역사, 스토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스타디움 투어의 코스 중 하나로 운영된다.
명가에 걸맞은 명곡도 탄생했다. 구단의 주도 하에 로컬 뮤지션인 길기판과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가 “모두 하나가 되어 꿈이 이뤄질 수 있게 함께 외치자”라는 의미를 담은 울산만의 신규 응원가가 탄생했다. ‘끝까지 달린다’와 ‘Over the star(오버 더 스타)’로 모두의 염원인 우승에 대한 열망과 경기와 응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선수와 팬의 다짐이 담긴 곡들로 팬들 사이에서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팬들의 관심과 한층 뜨거워진 울산시의 축구 열기는 구단에 기념비적인 성과를 안겨줬다. 울산의 모기업 지원을 제외한 자체수입160억 중 마케팅 활동으로만 이번 시즌, 현재까지 102억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입장권 40억, 스폰서십(그룹사 제외) 32억, F&B 14억, 상품 16억으로 순수하게 구단 자체의 노력으로 달성된 금액이다. 이러한 마케팅 수치는 단순한 인기 지표를 넘어 구단의 자생 가능성을 의미하는 귀중한 숫자이다.
울산의 홍보·마케팅 성장은 이번 시즌 K리그 홈 관중 수를 통해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울산은 대구전에서 1만 8,933명의 관중을 모았다. 이번 시즌 홈 17경기에서 총 ‘30만 406명’이 들어찼다. 창단 이후 단일 시즌 최초 30만 관중을 돌파했고, K리그에서는 유료 관중 집계 정책 시행 이후 두 번째로 홈 관중 30만 명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홈 평균 관중은 현재 ‘1만 7,670명’으로 1998시즌 ‘1만 9,926명(11경기)’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비수도권 구단의 한계를 극복해가고 있으며, 2014년 기준 입장 수입은 4억 원이었으나 2023년 현재 40억 원으로 성장했다. 관중 숫자는 구단의 가장 확실한 성공지표이다.
울산의 유니폼은 희귀 아이템이 됐다. 파랑+노랑인 홈 유니폼, 하얀+하늘의 원정 유니폼을 포함해 이번 시즌 8종의 유니폼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했다. 온라인은 금세 매진됐고, 오프라인 판매를 앞두고 경기장에 텐트까지 등장하는 등 총 ‘1만 5,000벌’이 동났다. 이에 울산은 2024시즌을 앞두고 유니폼 대란을 막기 위해 예년보다 6개월 빠른 9월 8일부터 13일까지 프리오더를 진행해 3천 벌을 판매했다. 그리고 내년 시즌 내내 언제든 원하는 사람이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고 물량을 준비해 팬들에게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2023시즌 울산이 야심 차게 꺼내든 카드가 있다. 바로 ‘자체 F&B(식음료)사업’이다. 성적이 최고의 마케팅이지만, 외적인 요소도 반드시 필요하다. 팬들의 눈은 높아졌다. 눈과 귀, 입까지 즐거우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울산은 ‘팬들의 욕구를 사로잡기 위한 마침표는 없다’ 늘 진행형’이라는 일념으로 ‘F&B(식음료) 사업’을 도입했다. K리그는 1년에 홈경기가 20회 정도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은 주중 경기라 팬들을 모으기 어렵다. 모든 대회를 포함해도 최대 30경기 정도 치를 수 있다. 대다수 업체가 축구장 입점을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 마케팅팀 직원들이 전국을 누비며 입점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그렇게 지역을 대표하는 고래 떡방,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분식, 카페, 편의점 등이 들어섰다. 당초 목표액이었던 10억을 넘은 ‘12억의 매출’을 돌파했다.
울산은 응원 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울산광역시, 울산시설관리공단의 지원 덕에 문수축구경기장 S석 스탠딩석을 760석을 더 확장해 총 ‘1,220석의 스탠딩석’을 마련해 처용전사들이 90분 내내 선수들에게 더 큰 응원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문수축구경기장이 하나의 축구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경기 당일 외에 홈경기가 없는 토요일 ‘스타디움 투어’를 총 6회를 진행, 358명이 참가했다. 수도권, 타 지역 팬들이 울산을 찾았을 때 더 많은 즐거움과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단의 노력에 팬들도 반응해 주고 있다. 매회 예매가 열리자마자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울산은 상시 스타디움 투어로 확대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울산은 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기존 월 400명대의 회원을 대상으로 운영되던 어린이 축구교실 ‘리틀 프렌즈’ 사업을 월 1,400여 명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회원들에게 더 나은 시설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 소재 대학인 울산대학교, 울산과학대학교와 힘을 합쳤다. 궁극적으로 울산 시내 1만여 명의 동연령대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졸업전까지 울산현대의 유니폼을 착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밖에 울산은 홈경기 때마다 울산시교육감배 미술대회 개최, 울산MBC합창단 및 드림어시스트 초청 등 ‘울산현대는 항상 시민과 함께 한다는 지향점’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울산 제공.
아직 울산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K리그뿐만 아니라 ACL 조별예선이 남아 있고 축구 시즌이 끝난다 해도 팬들과 끊임없이 스킨십하며 한껏 달아오른 울산의 축구 열기를 내년, 그 이후까지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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