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늘리고 기금 풀고' 제주도 예산안 7조원대 가까스로 유지
전년대비 2% 증가...일반회계는 1% 줄어
지방채 발행·적립 기금 투입 등으로 재원 확보
중앙 정부의 역대급 세수 결손과 경기 불황으로 제주자치도가 허리띠를 졸라맵니다. 지방채 발행을 늘리고 그간 정립한 기금을 끌어다 쓰면서 가까스로 전년 살림살이 규모를 유지하는 모양새입니다.
제주도는 2024년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2.07%(1,465억 원) 늘어난 7조 2,104억 원으로 편성해 제주자치도의회에 제출한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내년 예산증가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침체의 영향이 컸던 2021년(0.12%)을 제외하고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제주도의 예산증가율은 최근 수년간 매해 10% 내외를 기록해 왔습니다.
특히, 일반회계는 정부의 내국세 수입 감소에 따른 지방교부세 대폭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592억 원(△1.01%) 줄었습니다. 내년도 일반회계 편성 규모는 5조 8,139억 원입니다.
반면, 특별회계는 2,057억 원(17.25%) 늘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제주시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특별회계(2,007억 원 증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전년 수준이거나 감소했습니다.
아울러 차입금 상환, 국비-지방지 매칭,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가 전년보다 약 2,500억 원 이상 증가해 재정 여력이 급감한 점도 제주도 재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주자치도는 전년보다 1,000억 원 늘린 2,000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 1,500억 원, 지역개발기금 640억 원 등 그동안 비축한 기금을 일반회계로 돌려 재정여력을 확보했습니다.
제주자치도는 내년도 중점투자 분야로 ▲도민복지 강화 ▲미래지향 투자 ▲경제활력 제고 ▲제주가치 구현 등 4대 분야를 설정하고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사회복지의 경우 열악한 재정 상황에도 편성 비중을 올해 22.09%에서 내년도 23.51%로 1.42%p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도민복지 강화'에선 2025년부터 전면시행되는 '제주가치 통합돌봄' 사업의 안착을 위한 지원사업에 28억여 원을 편성한 것을 비롯해 ▲저소득 가정 아동급식 단가 상향(134.2억 원) ▲최중증 발달장애인 단계별 1대 1 돌봄체계 구축(25억 원) ▲노인일자리 사업 지원 확대(679억 원) ▲제주도 보훈회관 건립 사업 마무리(72.8억 원) ▲제주도 금융포용기금 신설(5억 원) 등을 추진합니다.
아울러 월 최대 125만 원을 지원하는 '가족돌봄청년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에도 16억여 원이 편성되고, 응급의료전용헬기 격납고 등 설치 사업에도 43억 원이 투입됩니다.
'미래지향 투자' 분야에선 ▲제1호 함덕그린수소충전소 운영(4.9억 원) ▲환경차 에너지슈퍼스테이션 구축(17억 원) ▲수소버스 10대 보급 사업(30억 원) ▲제주 도심항공교통 인프라 건설 기본계획(10억 원) ▲용암해수 미네랄 기반 기능성 식품 산업 다각화(51.2억 원) ▲아동건강체험활동비 본격 추진(66.3억) 등이 추진됩니다.
'경제활력 제고' 분야로는 민선 8기 제주도정의 역점 추진 과제인 상장기업 육성·유치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상장기업 육성 지원사업에 13억 원을 투자하고, 유망기업 유치를 위한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조성 추진에 따른 조사설계 및 제반 용역에 20억 원을 편성합니다.
이외 ▲탐나는전 이용자 포인트 적립 지원(결제 시 3%) 사업(90억 원) ▲금능 농공단지 복합 문화센터 건립사업 마무리(31억) ▲제주 스마트 공동 물류센터 조성(49억 원) ▲MICE 다목적복합시설 확충 지원(163억 원) 등이 진행됩니다.
'제주가치 구현' 분야에선 ▲일회용컵 보증금제 선도지역으로서 이행매장 지원 지속 ▲광역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조성사업(191억) ▲곶자왈 도민자산화 사업(20억) ▲서귀포시 종합체육관 건립사업(200억) ▲제주시 서부지역 복합체육관 건립(95억)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도입(207억) 제주도민대학 운영(6억) 등이 중점 추진됩니다.
특별회계 주요사업은 제주시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상수도 유수율 제고, 강정정수장 현대화사업,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서부처리장 증설 등이 추진됩니다.
허문정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경기 둔화에 따른 정부 국세 감소 등으로 세입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열악한 상황이지만 미래지향적인 투자와 도민복지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재원을 배분했다"며 "성과를 이어가면서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제주를 만드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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