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말고 기증" 생전 그 말처럼…뇌출혈로 떠난 어머니, 7명 살렸다

박미주 기자 2023. 11. 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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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조미영씨(47)가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3일 밝혔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증하자고 약속한 기증자와 그 약속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에 동의 해주신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러한 사랑의 마음이 죽음에 맞닿아 있는 환자의 생명을 살린다. 소중한 생명나눔의 실천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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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기증자 조미영씨/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조미영씨(47)가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3일 밝혔다.

조씨는 지난 9월24일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에 갔지만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뇌출혈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상태가 됐다. 이후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좌, 우), 간장, 신장(좌, 우), 안구(좌, 우)를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에 많이 힘들어했지만 조씨가 생전에 기증 관련 뉴스를 보며 혹시 우리에게 저런 일이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기증하자고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이에 조씨의 남편은 지난 9월24일 저녁 의료진이 오늘이라도 바로 사망할 수 있다고 하자 기증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문의했다. 가족들은 모두 기증 결심에 동의했다. 사랑하는 엄마이자 아내가 한 줌으로 재로 남겨지는 것보다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살아 숨 쉬는 것이 조씨가 바라는 일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경남 하동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조씨는 늘 밝게 웃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 세 아이의 가장 든든한 엄마이자 남편에게는 자상하고 배려심 많은 아내였다고 한다.

조씨의 남편 이철호씨는 "가슴 속에서 항상 옆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게. 아이들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우리 잘 지내고 있는지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 얼마나 이쁘게 잘 키우는지.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면 신랑 고생했다는 말 듣고 싶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라고 말했다.

조씨의 딸 이현주씨는 "엄마 딸이어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잊지 않고 늘 기억 하면서 살게. 엄마,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라며 눈물의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증하자고 약속한 기증자와 그 약속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에 동의 해주신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러한 사랑의 마음이 죽음에 맞닿아 있는 환자의 생명을 살린다. 소중한 생명나눔의 실천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편과 아이들이 하늘에 있는 기증자를 그리며 이야기한 영상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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