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이용훈의 앙코르[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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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는 성악가와 코러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빚어내는 종합 공연예술이다.
마에스트로가 공연을 총괄 지휘하기 때문에 주역을 맡은 스타 성악가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사실상 데뷔 무대라고 볼 수 있는 서울시립오페라단 주최 공연에 이용훈은 2회 출연했는데, 두 번째 공연 때 앙코르에 응하는 과감한 팬서비스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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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는 성악가와 코러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빚어내는 종합 공연예술이다. 마에스트로가 공연을 총괄 지휘하기 때문에 주역을 맡은 스타 성악가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성악가들이 개별 콘서트에선 관객의 앙코르에 응하지만, 오페라에선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요즘 인기 절정의 독일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지난 2016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자코모 푸치니의 ‘토스카’ 공연 때 카바라도시의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2번 부른 게 예외로 꼽히는 이유다. 새벽 사형을 앞둔 카바라도시가 사랑하는 토스카를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안타까움을 절규하듯 노래한다. 그런데 몇 분이 지나도 박수가 그치지 않자 카우프만은 난감한 표정으로 어색한 웃음을 지은 뒤 아리아를 다시 불렀다. 유튜브에 올려진 당시의 명장면은 조회 수가 20만 회를 넘겼다.
테너 이용훈(50)이 지난달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푸치니의 ‘투란도트’ 공연 중 칼라프 왕자의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마라(Nessun dorma)’를 2번 불러 화제다. 이용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월드클래스 성악가지만, 국내에서는 개인 콘서트는 물론이고 오페라 출연도 한 적이 없다. 사실상 데뷔 무대라고 볼 수 있는 서울시립오페라단 주최 공연에 이용훈은 2회 출연했는데, 두 번째 공연 때 앙코르에 응하는 과감한 팬서비스를 한 것이다. ‘아무도 잠들지 마라’는 1990년 로마월드컵 전야 콘서트 때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불러 세계적 인기를 얻는 아리아다.
빈 공연 때 앙코르에 응하기 전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던 카우프만과 달리, 이용훈은 객석의 환호에 거침없이 아리아의 첫 소절 ‘네순 도르마’를 시작함으로써 관객을 열광시켰다. 서정적이면서도 맑고 힘 있는 고음으로 아리아의 마지막 소절 “빈체로(나는 이기리라), 빈체로”를 부르는 모습은 전성기의 파바로티를 연상시켰다. 투란도트 공주가 던진 3개의 수수께끼를 풀고, 사랑을 쟁취한 칼라프 왕자처럼, 한국인들도 안팎의 역경을 결국 이겨낼 것이라는 응원의 노래 같았다. 국내 오페라 시장은 5000억 원대의 뮤지컬 시장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티켓 완판을 이끈 이용훈의 스타 파워를 잘 활용하면 K-오페라 시대도 열릴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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