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기 장인' 황희찬, PL 최초 수상 도전...손흥민 이어 한국인 두 번째 수상자 될까

김대식 기자 2023. 11. 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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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PL)에서 처음으로 수상에 도전한다.

PL 사무국은 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10월 최고의 득점 중 8골이 버드와이저 이달의 득점상 후보에 올랐다"라며 8골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황희찬의 득점이 후보에 올랐다. 황희찬은 지난달 29일 영국 울버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PL 10라운드 맞대결에 선발 출전했다. 황희찬은 1-2로 지고 있던 후반 26분 문전에서 환상적인 페인팅 스킬로 수비를 모두 속인 뒤 침착한 마무리를 보여주며 리그 6호 골을 신고하게 됐다. 황희찬의 득점으로 울버햄튼은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황희찬한테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득점이었다. 일단 황희찬은 뉴캐슬전에서 동료들과 팬들에게 마음의 빚이 있던 상황이었다. 전반전 종료 직전 뉴캐슬의 코너킥에서 황희찬은 공을 걷어내려다가 다가오는 파비앙 셰어를 인지하지 못했다. 황희찬이 공을 차는 과정에서 셰어와 접촉이 발생했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셰어가 황희찬에 발에 걸려 넘어졌다고 판단해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황희찬은 굉장히 억울해했다. 접촉의 강도도 심하지 않았고,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셰어가 접촉도 하기 전에 의도적으로 넘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VAR 판독을 거친 후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울버햄튼은 칼럼 윌슨에게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황희찬은 아쉬운 판정으로 인해서 자신감이 하락할 만도 했지만 득점으로 팀에 보답했다. 경기 후 황희찬은 "이상한 느낌이었다. PK를 허용해 너무 슬펐다. 팀을 위해 진심으로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 그때 골을 넣고 도움이 되어 정말 기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가 끝난 다음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단지 공을 걷어내려 했었다. 볼을 차려 할 때 누군가 나를 가로막는 듯했다. 직후에 바로 멈췄지만 그는 나를 터치한 느낌이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PK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판정에 대해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래도 황희찬은 마음을 빨리 추스르고 다시 경기에 임했다. 그도 "심판은 PK 판정을 내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뿐이었다. 득점을 할 수 있어 기뻤다"라며 득점으로 마음의 짐을 털어냈다고 고백했다.

이날 득점으로 황희찬은 PL 득점 랭킹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엘링 홀란, 손흥민, 모하메드 살라, 윌슨 다음으로 황희찬이 높은 순위에 위치하고 있다. 리그 10경기 만에 PL 커리어 하이를 쓰고 있는 황희찬이다.

또한 황희찬은 홈에서만 6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면서 구단의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1877년에 창단한 울버햄튼 역사 최초의 기록이 황희찬 발끝에서 터졌다. 황희찬이 홈에서 얼마나 강력한 선수인지를 증명해주는 기록이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부상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로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 시즌 완벽하게 환골탈태하면서 팀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리그 두 자릿수 골은 충분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이 PL에서 단일 시즌 10골 이상을 터트린 건 손흥민을 제외하면 역사가 없다. 황희찬은 PL에서 또 다른 역사에 도전한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으로 이적한 뒤에 PL에서 수상을 한 적은 없다. 이달의 골 수상이 개인 커리어에 있어서 엄청난 상은 아닐지라도 수상만 한다면 황희찬의 좋은 기세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황희찬과 경쟁하는 선수들은 7명이다. 먼저 번리에서 뛰고 있는 야콥 브루운 라르센이다. 라르센은 루턴 타운을 만나서 마치 손흥민처럼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와 멋진 감아차기 득점을 성공시켰다.

에버턴의 잭 해리슨은 본머스전에서 센스 있는 재능을 보여줬다. 골키퍼가 쳐낸 공이 뒤로 흐러자 해리슨은 인사이드로 공을 퍼올려서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궤적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브렌트포드의 브라이언 음뵈모는 번리를 상대로 왼발 슈팅력을 완벽하게 뽐냈다. 닐 무페이가 패스를 밀어주자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왼발로 번리의 골망을 흔들었다.

음뵈모의 동료인 사만 고도스 역시 같은 경기에서 대포알 슈팅을 터트렸다. 상대 수비수가 헤더로 공을 걷어내자 고도스는 침착하게 힘을 실어서 슈팅을 시도했고, 환상적인 궤적으로 골망을 갈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디오고 달롯 역시 수상 후보에 올랐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만난 달롯은 수비수인데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전진했다. 빅토르 린델로프의 패스를 받은 뒤 장거리 감아차기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셰필드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에디 은케티아도 후보였다. 은케티아는 셰필드전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터트린 바 있다.

마지막 경쟁 상대는 본머스의 필립 빌링이다. 번리전에서 빌링은 골대에서 50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장거리 칩슛을 시도했다. 골키퍼가 손을 뻗어 쳐내려고 했지만 공에 맞고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이달의 골 수상자는 팬들의 투표와 전문 패널의 의견에 따라서 결정된다. 팬투표는 현재 PL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현지시간으로 6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전문가 의견을 합쳐서 이달의 골 수상자가 결정된다. 수상자 발표는 다음 주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인 중에서 이달의 골 수상한 선수는 손흥민뿐이다. 2016-17시즌부터 시작된 이달의 골 수상이 진행됐다. 손흥민은 2018-19시즌 11월과 2019-20시즌 12월에 수상한 적이 있다.

사진=PL, 버드 와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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