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 삼성화재 ‘배구명가’ 재건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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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시간을 견뎌낸 삼성화재가 '배구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는 지난 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를 세트 스코어 3-0, 완승으로 장식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도 2023시즌 종료를 3경기 남긴 현재 최하위로 창단 첫 2부리그 강등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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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뒤 20년간 최강자 군림
2020년 이후엔 최하위 몰락
용병 요스바니 공수 활약에
토종 박성진·김정호도 가세
감독 “이기는 습관이 중요해”
시련의 시간을 견뎌낸 삼성화재가 ‘배구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는 지난 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를 세트 스코어 3-0, 완승으로 장식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 승점 11을 챙긴 삼성화재(4승 1패)는 선두 우리카드(5승·승점 14)에 이어 남자부 2위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라운드에서 1승 5패, 승점 2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5경기 만에 11점을 챙겼다. 지난 시즌엔 같은 승점을 얻기 위해 16경기나 치렀다.
삼성화재는 한국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명가였다. 실업배구 시절이던 1995년 김세진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 김상우 현 감독 등을 주축으로 창단해 20년가량 남자배구 최강으로 군림했다. 삼성화재는 2005년 V리그 출범 후에도 2014∼2015시즌까지 11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우승 8회, 준우승 3회를 차지한 확실한 ‘1강’이었다. 그러나 신치용 창단 감독이 물러난 뒤 급격한 부진이 시작됐다. 신 감독의 뒤를 이어 오랫동안 수석코치로 신 감독을 보좌했던 임도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삼성화재 간판선수였던 신진식, 고희진 현 정관장 감독이 차례로 지휘봉을 물려받았지만 스승이 쌓았던 높은 벽만 절감했다. 오히려 2020∼2021시즌 최하위를 시작으로 2021∼2022시즌 6위, 2022∼2023시즌도 36경기에서 11승 25패(승점 36)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올 시즌엔 확실한 반등 분위기다. 극적인 반등의 중심에는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의 활약이 단연 크다. 요스바니는 3일 현재 득점 3위(136점), 공격 성공률 3위(55.91%)에 세트당 수비 6위(3.50개)까지 상위권에 올라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삼성화재의 진짜 힘은 국내 선수들에서 나온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여름 컵대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아포짓 스파이커 박성진이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와 함께 공수 양면에서 요스바니를 보조한다. 덕분에 세터 노재욱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국가대표까지 선발됐던 미들 블로커 유망주 김준우, 세트당 수비 2위(5.72개)를 달리는 리베로 이상욱까지 이번 시즌의 삼성화재는 어느 포지션에서도 타 팀과 비교해 부족함이 없다. 윤봉우 KBS N 해설위원은 “삼성화재가 과거엔 버티며 경기하는 배구였는데 이번 시즌은 때리며 경기하는 배구로 확실히 달라졌다. 셧아웃 승리가 이어진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칭찬했다.
확실한 반등 분위기에도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김 감독은 “우리에게 ‘앞으로 몇 연승을 하겠다’는 목표는 사치다. 남은 31경기가 모두 까다로운 경기”라며 “중요한 건 선수들에게 이기는 습관이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더 많이 이기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화재의 부활은 ‘삼성 스포츠단’에도 반가운 소식. ‘범’ 삼성그룹 산하 프로스포츠는 최근 몇 년간 체면을 잔뜩 구겼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 최종 8위로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도 2023시즌 종료를 3경기 남긴 현재 최하위로 창단 첫 2부리그 강등 위기에 몰렸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도 역시 2022∼2023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완전히 달라진 삼성화재가 오랜만에 프로배구에서 선두 경쟁에 뛰어들며 명예회복의 선봉에 나섰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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