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번엔 유럽 ‘빈대’ 조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회의에서 데니스 만투로프 산업통상부 장관 겸 부총리의 말을 듣고 있다. AP 연합뉴스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금수제재를 준비 중인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럽서 번지는 빈대가 러시아로 유입될 가능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빈정대며 추가 제재를 비난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러 관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경제문제 관련 정부 회의에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강화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은 "서방이 제제에 광분하면서 황당무계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심지어 바늘이나 드라이버 수출을 금지하려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다"고 유럽연합(EU)을 겨냥했다.

이어 "(유럽이 수출하는) 잡동사니는 적게 들어오면 적게 들어올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유럽의 대도시들에서 빈대가 수입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빈정댔다. 최근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등에서 확산하고 있는 빈대 문제를 꼬집어 유럽의 추가 대러 제재 압박을 비판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EU가 용접 기계, 화학 제품, 다이아몬드 등의 대러 수출을 제한하는 제12차 대러 제재를 준비 중인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에 적대적인 발트해 연안의 EU 회원국 리투아니아는 못, 압정, 핀, 바느질용 바늘과 뜨개질용 바늘 등도 수출 제한 품목에 넣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