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메자닌 한도 대폭 늘리는 ‘금양’…투자자가 알아둬야 할 것
CB·BW 발행한도, 기존 4000억→10조원 대폭 확대
의결권 제한, 이익배당우선 등 종류주식 발행도 확대
외부자금 수혈 절실하지만 적대적 M&A 우려하기도
고무, 합성수지 제조과정에서 기포발생을 위해 넣는 물질인 발포제를 만드는 금양이 주주총회를 열겠다고 주주들에게 공시했어요.
▷관련공시: 금양 10월 30일 주주총회소집공고
▷관련공시: 금양 10월 30일 [기재정정]주주총회소집결의
오는 11월 14일 부산 사상구에 있는 금양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연다는 내용인데요. 금양이 이번 주총을 여는 목적은 감사보고 및 회사 정관의 일부 내용을 변경하기 위해서예요.
올해 6월 기준 금양의 주주 구성은 류광지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이 45.37%, 나머지 대부분(49.35%)은 소액주주들이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상당수의 금양 소액주주들도 이번 임시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요.
다만 금양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직접 부산까지 내려가거나 타인을 통한 대리행사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요.
어찌됐든 주주라면 회사가 갑자기 왜 임시주총을 열었는지 어떤 안건들을 올렸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겠죠. 지금부터 금양의 임시주총안건을 살펴볼게요.
총 8개 정관변경 안건 올린 '금양'
회사가 임시주총에서 어떤 안건을 다루는지 궁금하다면 '주주총회 소집공고' 공시에서 '주주총회 목적사항별 기재사항'을 보면 돼요. 금양은 감사보고 및 정관변경을 안건으로 올렸는데 이번 임시주총에서 주의깊게 살펴볼 부분은 바로 정관변경이에요.
정관변경 안건은 총 8개로 ▲전환사채 발행한도 변경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한도 설정 ▲종류주식 발행주식수 설정 ▲전환주식 발행에 관한 사항 변경 ▲상환주식 발행에 관한 사항 변경 ▲이익배당우선주식 내용 신설 ▲의결권배제 또는 제한주식 내용 신설 ▲신주의 배당기산일에 관한 사항 변경이에요.
8개 정관변경안건은 다시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한도 ▲종류주식-전환주식-상환주식-이익배당우선주식-의결권배제 또는 제한주식 ▲신주의 배당기산일로 크게 3가지로 묶어 볼 수 있어요.
마지막 신주의 배당기산일은 기존에 배당기준일을 영업연도의 말로 해석해오던 것을 바꿔 시기에 상관없이 언제 발행된 신주든 동등하게 배당을 주겠다는 내용으로 바꾸는 안건이에요. 배당기준일을 꼭 연말로 설정할 필요는 없다는 걸로 이해하면 돼요.
나머지 안건은 모두 신주발행과 관련 있는 것들인데요. 특히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채권의 발행한도를 크게 넓힌 것과 다양한 형태의 주식발행을 가능하게끔 정관을 고치겠다는 것이 이번 임시주총의 취지로 보여요.
메자닌채권 발행한도 대폭 확대
먼저 눈에 띄는 안건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한도를 넓힌 건데요. 이 둘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성격인 메자닌채권으로 돈을 빌리는 대신 신주발행으로 대신 갚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요.
현재 금양 정관에 따른 전환사채 발행한도는 4000억원이고,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발행한도 규정이 없는데요.
회사는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한도를 10조원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에요. 10조원은 현재 금양의 시가총액(5조3000억원)의 2배에 달하고요. 전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메자닌채권 발행한도(4조원)도 뛰어넘는 규모예요.
이번 발행한도 확대는 회사가 메자닌채권을 통해 자금을 기존보단 더 많이 융통할 수 있도록 포문을 넓힌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요.
금양은 지난 2019년부터 정관변경을 통해 2차전지를 신규사업으로 추가했고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주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지난해부터 주가가 급격하게 올랐죠. 특히 지금은 퇴사한 박순혁 작가가 금양 홍보 이사로 있으면서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급격하게 높아졌어요.
이런 분위기에 맞춰 회사도 2차전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더 많은 투자금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특히 금양은 발포제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손실이 난 상황인 만큼 외부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죠.
다양한 형태 주식발행 가능성 열어둔 금양
다만 무작정 메자닌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끌어 모았다간 향후 신주발행이나 현금상환 등 회사가 짊어져야할 부담이 커질 수 있어요. 따라서 금양도 나름의 안전장치를 구비해놨는데요. 그것이 바로 '종류주식-전환주식-상환주식-이익배당우선주식-의결권배제 또는 제한주식'에 관한 안건이에요.
금양이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은 크게 보통주와 종류주식으로 나뉘어요. 보통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의결권이 있는 일반적인 주식을 말하죠.
종류주식은 보통주와 달리 주주권리에 제한을 두거나 특별한 혜택을 가진 주식이에요. 종류주식에 속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우선주죠. 우선주는 배당은 많이 받지만 의결권은 없는 주식으로 익히 알고 있죠.
또 종류주식에는 전환주식, 상환주식, 이익배당우선주식, 의결권배제 또는 제한주식 등도 있어요.
전환주식은 주주가 요구하면 우선주 등을 나중에 보통주로 바꿀수 있는 주식이고요. 상환주식은 주주가 요구하면 현금이나 유가증권 등으로 대가를 지급하고 소각할 수 있는 주식이에요.
이익배당 우선주식은 보통주보다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어요. 의결권배제 또는 제한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주식 또는 특정 안건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제한하는 주식이에요. 모두 보통주와는 다르게 저마다의 특징들이 있죠.
금양이 다양한 종류주식 발행을 주총 안건에 넣은 건 메자닌채권뿐만 아니라 종류주식 발행을 통해서도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선택폭을 넓혀 놓는다는 취지로 보여요.
가령 금양이 전환주식 발행을 통해 외부자금을 유치한다면 투자자는 추후 금양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보고 투자를 하겠죠. 이익배당 우선주 역시 금양이 2차전지 사업에 성공해 많은 돈을 벌면 그만큼 배당여력이 늘어나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자금은 필요하지만...적대적 M&A우려하는 금양
다만 이번 메자닌채권 발행한도 확대와 종류주식 발행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건 아니에요. 금양이 메자닌채권이나 종류주식 발행으로 자금을 끌어 모을수록 외부투자자가 금양 지분을 넓혀나가며 추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금양 역시 이러한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가령 의결권배제 또는 제한이 가능한 종류주식을 도입하겠다는 것도 외부의 간섭을 우려해 넣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또 전환주식은 특정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 회사 선택에 따라 전환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놨는데요. 금양은 특정한 사유 중 하나로 적대적 M&A가 우려되는 경우를 넣어놨어요. 적대적 M&A가 우려될 땐 주식전환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즉, 금양 역시 외부자금이 필요해 메자닌채권과 종류주식 발행 등 자금확보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이로 인한 경영권 위협이나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 하락 역시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죠.
특히 금양 소액주주들 역시 회사가 외부자금 수혈을 통해 2차전지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빈번한 외부자금 수혈이 곧 주주들의 지분희석과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해요.
따라서 회사가 정말 필요해서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종류주식을 발행하는지 잘 확인하고 수혈한 자금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등을 관심 있게 지켜 볼 필요가 있어요.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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