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문고본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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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문학적 소양은 어릴 때 읽었던 '문고본'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린이용 문고본 책들로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윌리엄 허드슨의 '녹색의 장원',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 푸시킨의 '대위의 딸' 따위를 봤습니다.
나중에 다시 읽지 못한 책들에도 '어릴 때 읽었던 책이다' 정도의 친밀감이 남아 있습니다.
이를 기념해 미야자키는 소년문고 가운데 50권을 꼽아서 소개하고 책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했는데, '책으로 가는 문'(다우)은 이를 담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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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책거리
제 문학적 소양은 어릴 때 읽었던 ‘문고본’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린이용 문고본 책들로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윌리엄 허드슨의 ‘녹색의 장원’,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 푸시킨의 ‘대위의 딸’ 따위를 봤습니다. 내용도, 어떤 출판사 책이었는지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은 어린이용인데도 유난히 분량이 두터워서 ‘이걸 언제 다 읽어’ 툴툴대다 끝내 다 읽어낸 기억도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읽지 못한 책들에도 ‘어릴 때 읽었던 책이다’ 정도의 친밀감이 남아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와나미쇼텐의 어린이용 문고본인 ‘이와나미소년문고’를 읽었다고 합니다. 메리 노턴의 동화 ‘마루 밑 바로어스’를 원작으로 삼은 미야자키의 작품 ‘마루 밑 아리에티’가 개봉했던 2010년은 때마침 이와나미소년문고의 창간 60년이었다죠. 이를 기념해 미야자키는 소년문고 가운데 50권을 꼽아서 소개하고 책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했는데, ‘책으로 가는 문’(다우)은 이를 담은 책입니다. 재출간된 책인데, 은퇴 번복작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개봉과도 무관하진 않겠습니다.
책을 많이 갖춰두고 어른들이 읽는 모범을 보이면 아이들도 자연스레 책을 읽을 거라고들 하지만, 미야자키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책에는 어른들이 기대하는 효과 같은 것도 없고, 되레 “아이가 책만 읽는다면, 그것은 일종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는 ‘나한테는 역시 이거야’ 하는 무척 소중한 책 한 권을 만나는 쪽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다시는 경험할 수 없을, 어린 시절의 책 읽기가 새삼 그리워집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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