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술핵·전략핵이든 ‘핵에는 핵’ 군사적 대응 불변”
북한이 3일 “미국이 전략핵으로 우리를 겨냥하든, 전술핵을 끌어들이든 관계없이 핵에는 핵으로라는 우리의 군사적 대응 입장은 절대 불변”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비난했다. 최근 잠잠한 도발적 군사행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군사논평원 명의 글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 발사에 대해 “비록 발사가 실패하였지만 미국이 이른바 ‘확장억제 공약’ 과시의 일환으로 7년 만에 또다시 괴뢰 군부 깡패들의 참가하에 대륙간탄도미싸일 시험 발사를 진행함으로써 미 핵전력의 목표가 누구인가를 명백히 보여주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신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최근 미 국방성이 ‘B61-13’으로 명명된 신형 핵폭탄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한 것과 때를 같이하여 같은 계열의 미국 전술핵폭탄들을 조선반도(한반도)에 재배비해야 한다는 무분별한 주장까지 적들 속에서 공공연히 튀여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지난달 미 전략폭격기의 남한 내 공군기지 착륙을 거론하며 “최근에 진행되였거나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미국과 괴뢰 군부 깡패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움직임은 조선반도 지역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일방적으로 고조시키는 극히 도발적이고 무모한 적대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디펜스’가 진행 중이다.
통신은 “우리 공화국 무력은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 이익에 대한 그 어떤 적대적 위협에 대해서도 영토 밖에서 무력화시키기 위한 만단의 대응 태세를 유지하면서 적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전쟁광신자들의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에 즉시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경고했다.
최근 북한이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역대 첫 한·미·일 연합공중훈련,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등 고강도 군사적 압박에도 과거와 달리 도발적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우리는 앞으로도 조선반도와 지역에서의 억제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군사 활동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미국 등 서방 국가와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한 일본을 비난했다. 신문은 “얼마 전 일본 육상 ‘자위대’가 미 해병대와 함께 규슈, 오끼나와 일대에 있는 저들의 기지와 주일 미군기지들에서 ‘외딴섬 방위’의 간판을 내건 대규모 실동 훈련을 벌리였다”며 “자국을 또다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보려는 간악한 속심의 집중적 발로”라고 주장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한반도 긴장 고조는 북한의 헛된 핵개발과 무모한 군사적 도발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북한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익명의 논평을 동원해서까지 향후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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