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컵 강아지의 불편한 진실, 개 번식장은 알고 있다"
번식장→경매→펫숍…불법 절차 아닌 게 문제
화성 번식장, 콩나물시루처럼…총 1426마리
냉동고에 사체 100여 구…제왕절개 모견들
펫숍, 면세 업종으로 분류돼 특혜·세금 포탈
반려인구 1300만…폭력적으로 시작해도 되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최근 사회면에 실린 보도 사진 한 장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개들의 사진이었는데요. 개 번식장에서 마취도 없이 강아지 수백 마리 성대를 가위로 잘랐는데 그 과정에서 숨진 수십 마리 개들 사진이 있었고요. 그런가 하면 새끼를 빨리 빼내려고 문구용 커터칼로 어미 개의 배를 가른 화성시 개번식장 사건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비상식적인 번식장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동물권행동 카라의 정진경 대표와 함께 이 문제 좀 짚어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 전진경>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개 번식장이라는 게 강아지 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곳이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 전진경> 네, 맞습니다. 우리가 거리에서 아마 펫숍들 많이 보실 거예요. 아기 강아지들 진열돼 있는 거. 그런데 그 동물들의 100%, 거의 100%가 번식장을 통해서 물건처럼 경매돼서 어미와 떨어져서 펫숍에 그렇게 진열이 되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애견숍, 펫숍까지 오기까지의 과정을 한번 설명해 주신다면?
◆ 전진경> 일단 개들은 생산업체 그러니까 번식장에서 모견들이 교배를 해서 새끼를 낳게 됩니다. 그러면 그 개들이 펫숍 운영자들이랑 번식자들이 모여서 경매를 하는 경매업소로 와요. 그래서 가격을 흥정을 해서 꼭 생선이나 이런 걸 경매하는 거랑 똑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정한 금액에 이 번식자와 이 펫숍 주인이 금액에 합의가 되면 그걸 사갖고 와서 진열을 하게 되는 거고요. 이 과정에서 경매 업주는 양쪽에서 5.5%에서 11%나 되는 판매되는 개 값의 수수료를 받는 이런 좀 다소 너무나 새 풍경하고 비인도적인 그런 과정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절차 자체가 불법은 아닌 거죠.
◆ 전진경> 절차 자체는 불법이 아니어서 그게 정말 문제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번에 논란이 된 건 불법 시설도 아닌 합법시설, 그것도 국내 최대 규모 합법 번식장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논란인데요. 화성시 번식장,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한번 실태를 좀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국내 최대면 몇 마리나 키우는 곳이었어요?
◆ 전진경> 여기가 400마리를 키우겠다라고 허가를 얻은 곳이죠. 그러면 이론적으로 400마리에다가 일부 노견들이 좀 있다. 그래도 그 언저리의 숫자여야 해요. 그런데 저희가 제보를 받은 내용을 보면 800마리라고 되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카라로 제보가 들어온거군요.
◆ 전진경> 제보가 왔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800마리라고 제보가 와서 야, 엄청나다 그러고 사실은 갔어요. 이거 어떡하지 그러고 갔는데.
◇ 김현정> 제보를 받고 동물단체 카라와 경찰과 지자체가 함께 불시에 그 번식장을 들이닥친 겁니다. 처음에는 저항을 하는데 그걸 뚫고 들어가신 거라고요?
◆ 전진경> 그렇죠.
◇ 김현정> 들어가서 안으로 딱 진입을 해보니 어떤 풍경이 펼쳐지던가요?
◆ 전진경> 일단 처음에 못 들어가게 막고 있는데 이유가 있었던 거예요. 딱 열었더니 지금 스튜디오 한 20평 정도 되는 그런 공간에 모든 벽면이 개 케이지로 차 있고 모든 바닥면 단 30cm의 이 면적도 다 없이 전체가 다 개들이 구획된 케이지 안에 빽빽하게 그냥 바닥에 저렇게 쫙 깔려 있는 저런 모습이어서 너무 놀랐고 개들 같은 경우는 저런 환경에서 견디기 사람하고 똑같아요. 힘들거든요. 만원 지하버스에 계속 있으면 되게 어렵듯이 똑같잖아요. 그러니까 요만하게 쌓여져 있는 신문더미, 이런 데 위에 올라가 있는 개들부터 시작해서 정말 대단했어요. 그리고 개들이 전부 너무나 무료하고 이러니까 사람 얼굴을 보자마자 일제히 일어서서 다 같이 똑같은 모습의 똑같은 크기의 개들이 짓기 시작하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찍어 오신 사진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있는데 6평 공간에 60마리, 그러면 한 평에 1평에 10마리, 1평이면 여러분 3.3제곱미터니까 신문지 펼쳤을 때 한 2장 정도 크기. 그 정도죠. 그 정도에 신문지 2장에 10마리씩 철창에 갇혀 있는 건가요?
◆ 전진경> 10마리가 넘는 곳도 있었고요. 조금 나은 것도 있었는데 거의 발 디딜 틈 없이 개들이 빽빽하게 들었죠. 콩나물시루랑 똑같았어요.
◇ 김현정> 저거 지금 뜬장은 아니에요?
◆ 전진경> 저거는 바닥에다가 통로도 없이 케이지로 전부 구획을 해서 개들을 전부 다 모든 바닥면을 이용해서 다 깔아놓은 건데요. 저 한 장소에서 발견된 개들이 300마리씩이니 얼마나 개들이 힘들었겠어요. 하루 종일 서로의 짖는 소리를 들으면서 저렇게 24시간을 지내는 거죠.
◇ 김현정> 서로 짓는 소리를 들으면서 저렇게 1400마리가.
◆ 전진경> 1400마리가 이 방, 저 방 5개 방에 있어서 최종적으로 1426마리가 저기에서 발견이 된 건 겁니다.
◇ 김현정> 저기서 지금 똥오줌을 다 쌀 텐데 쟤네들이.
◆ 전진경> 신문지를 깔아놓았는데 거기에다 똥오줌을 싸면 저 신문지를 갈아주는 방식으로, 그러니까 똥오줌이랑 같은 공간에 계속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병이 안 생기나요? 저렇게 저런 식으로 있으면.
◆ 전진경> 병이 걸린 애들이 너무 많고요. 저런 오염에 의한 병, 이런 것도 문제지만 근친을 했다거나 아니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은 개, 외모가 예쁜 개를 얻기 위해서 개들을 아무렇게나 교배를 시켜서 저희가 동물단체들이 구조해온 개들 중에 30% 정도가 다리가 다 불구예요. 전부 수술을 해야 되고 그 수술을 양쪽 다리를 지금 수술한 애들이 30%가 넘습니다.
◇ 김현정> 저 철창보다 더 충격적인 건 냉동고를 열었을 때다.
◆ 전진경> 맞습니다.
◇ 김현정> 냉동고를 열자 어떤 장면이 펼쳐진 거예요.
◆ 전진경> 저기에서 개들은 상시 죽어나갔습니다. 한 달에 거의 50마리 정도가 죽은 거예요. 왜냐하면 냉동고에서 두 달 동안 사체 처리를 안 했다고 하는데 100여 구가 발견이 됐거든요.
◇ 김현정> 저 냉장고 여니까 100여 구가 있었어요, 사체?
◆ 전진경> 100여 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체들이 태어나서 얼마 안 돼서 죽거나 조산한 또는 제왕절개 후 죽은 어미견 심지어는 새끼를 낳다가 산도가 새끼가 걸려서 제대로 못 낳고 죽은 어미견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이 배를 임의로 문구형 칼로 잘라서 새끼를 꺼낸 그 어미견의 사체까지 다 발견이 됐거든요.
◇ 김현정> 아니, 왜 그냥 낳으면 되는데 왜 문구용 커터칼로 배를 갈라요?
◆ 전진경> 이 개들이 저희 보면 펫숍에 아주 조그만 인형 같은 아기들이 진열돼 있잖아요.
◇ 김현정> 손바닥만한 것들 있죠.
◆ 전진경> 그 아기들이 그냥 태어나는 게 아니고 매우매우 작고 약한 어미견들을 계속해서 선택 교배에서 태어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연 출산을 못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어미견들이 제왕절개를 받은 거예요. 그것도 제왕절개도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 좀 싼 병원에 가서 했겠죠. 그러니까 너무나 열악한 상황에서 제왕절개를 하고 그 후에 돌아와서 죽기도 하고 그렇게 태어난 개들의 반수 정도가 또 사망을 했는데 사망한 애들 중에 많은 수가 근친교배에 의한 유전적 결함, 언청이라든가 다른 어떤 문제들 때문에 그냥 반수 정도가 그냥 죽어간 거예요. 그러니까 그 상시 죽은 개들을 냉동고에다 꽉꽉 채워 놓았던 거죠.
◇ 김현정> 땅에 묻어주지도 않아요?
◆ 전진경> 땅에 묻는 건 불법이고 보통은 저런 개들을 살리려는 노력을 하잖아요. 그러고 우리가 이런 교배를 해서 태어난 애들이 이렇게 몸이 약하고 어미가 죽으면 그 행위에 대해서 반성하고 중지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안 하고.
◇ 김현정> 작은 개를 얻기 위해서, 약한 애들을 계속…
◆ 전진경> 약하거나 말거나 예쁘고 작은 애들은 교배를 시켜서 새끼를 낳다 죽든 제왕절개를 하다 죽든 계속해서 개들을 교배를 시켰던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정식 수의사한테 가서 제왕절개 한 것도 아니고 어떤 경우는 그러면은 그냥 커터칼로 잘랐다는 건가요?
◆ 전진경> 그런 경우가 있었고 실제로 현장에서 확인이 되었는데 본인 주장은 어미가 죽었고 뱃속에서 새끼가 꿈틀대기 때문에 걔네들을 살리고 싶었다라는 건데.
◇ 김현정> 본인 주장은.
◆ 전진경> 본인 주장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돈 때문이라는 건데 이게 동물 생산업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여러분 일단은 합법입니다. 저렇게 키웠기 때문에 불법인 거지 그 동물 생산업 자체는 합법인데 면세업종이라면서요?
◆ 전진경> 쇼킹하게도 우리가 1차 산업 있잖아요. 우리가 먹고 또 동물을 키워서 고기도 먹고 이런 축산업 이런 것처럼 그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을 생산해서 펫숍에서 판매하는 이 업에서 최초 생산 단계를 1차 산업처럼 보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면세를 해주고 있는데 이게 말도 안 되는 그런 상황이죠.
◇ 김현정> 처음 알았어요. 저는 의료, 교통 이런 거 면세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산업이 면세인 건 처음 알았어요.
◆ 전진경> 굉장한 특혜를 받아왔던 거고 거기서 세금 포탈 같은 게 굉장히 이루어지기 용이한 그런 구조였던 겁니다.
◇ 김현정> 카라가 제보를 받고 갔던 이 국내 최대 규모의 합법 번식장에서의 상황들을 오늘 설명해 드렸는데 어떤 대책 대안이 필요할까? 제가 찾아보니까 수년 전에도 이런 인터뷰를 제가 했었어요. 그런데 아직도 이러고 있다는 것이…
◆ 전진경> 맞습니다. 이게 왜 그러냐 하면 지금의 법적 구조로는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는 이게 반증이거든요. 사람들이 펫숍에 있는 아기 동물을 볼 때 번식장이 어떤지 전혀 떠올릴 수 없어요. 이 이유는 번식장에서 경매라는 그런 비인도적인 방식을 거쳐서 펫숍으로 아주 일찍 아기를 분리해서 우리가 그런 어떤 폭력적인 그런 매매를 통해서 반려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가 지금 반려가구가 602가구고 굉장히 많은 13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반려견하고 같이 살기 때문에 이게 동물의 문제가 아닌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이 반려동물 문화를 정말 이렇게 폭력적으로 시작해도 되겠느냐 하는 부분인 거죠. 그래서 보호소나 또는 길고양이 구조한 분들이 입양 보내려고 하는 건강하고 그런 동물들이 정말 가족을 못 찾고 있어요. 그런데 한편에서 저렇게 잔인하게 번식을 해서 그거를 또 경매를 통해서 많은 수익을 얻으면서 그걸 펫숍에 진열하는 게 사실은 좀 이게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죠.
◇ 김현정> 구조 자체에 대해서 한번 고민해 봐야 될 시점이 아니냐.
◆ 전진경> 그래서 경매나 펫숍 거래에 대해서 지금 많이 우리가 반성을 하고 보호소 입양을 하든 아니면 정 품종 아기동물이 사고 싶으면 번식장에 직접 가서 그 상황을 보고 그래도 내가 구입할 수 있으면 사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야 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카라의 정진경 대표님 고맙습니다.
◆ 전진경>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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