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 평화축제, 스트레스 '무장해제'…DMZ OPEN 페스티벌

신재은 기자 2023. 11. 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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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축제자랑]생태탐방로 걷고, 환경문제도 생각하고, ‘더 큰 평화’를 느낀다
[편집자주] 코로나바이러스로 멈췄던 지역축제가 재개됐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전국 축제자랑’ 코너를 통해 가볼 만한 지역축제를 자세히 소개한다.

▲임진각 평화누리/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대자연의 보고, 평화의 상징. 1950년 한국전쟁과 1953년 정전협정으로 생겨난 비무장지대(DMZ)를 설명하는 말이다. 남한과 북한 사이에 자리 잡은 4km의 DMZ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천연생태계를 간직한 소중한 생태 자산이 됐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의 현장이며, 역설적으로 평화를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역사를 품고 있는 DMZ에서 ‘걷고’, ‘생각하고’, ‘느끼는’ 축제가 있다. 정전 70년을 맞아 DMZ의 생태·평화·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2023 ‘DMZ OPEN 페스티벌’이 11월까지 경기북부 DMZ 일원에서 열린다.
‘열린 DMZ, 더 큰 평화’…6개월의 대장정 시작
▲DMZ OPEN 페스티벌 포스터/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2023년 DMZ OPEN 페스티벌은 ‘열린 DMZ, 더 큰 평화’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경기도와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경기 북부의 가장 큰 행사다. 파주, 연천 등 경기 북부 일원을 배경으로 △공연 △학술 △스포츠 △전시로 나눠 운영된다.

5월 20일 DMZ OPEN 페스티벌은 파주 임진각 일원에서 오프닝 행사를 진행하며 대장정을 시작했다. DMZ를 걷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DMZ 평화걷기 △평화음악회 △평화열차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DMZ 평화걷기’는 평소 접할 수 없었던 민간인통제구역 내 임진강 생태탐방로를 걷는 프로그램이다. 9km로 이뤄진 코스는 임진강을 따라 통일대교 남단에서 율곡습지공원까지로 구성됐다. DMZ의 아름다운 풍경과 천연기념물들이 서식하는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생태탐방로를 따라 DMZ 생태사진전과 해랑가랑(가야금 및 해금 연주) 공연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평화걷기 참가자 1300여 명을 비롯해 김동연 경기도지사, 한국전쟁 참전국을 포함한 주한 외국대사, 주한미군, 유학생, 북한이탈주민 등이 함께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전쟁과 안보를 넘어 생태, 환경문제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설명했다.

운영이 중단됐던 ‘DMZ 평화열차’도 운행을 재개했다. 참가자의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을 위해서다. 5월부터 10월까지 수원역을 출발, 서울역과 임진강역을 거쳐 도리산역까지 총 13회 운행했다.

DMZ를 배경으로 한 ‘평화음악회’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국악과 서양음악 퓨전 장르를 연주하는 ‘경기팝스앙상블’의 공연을 시작으로 국내 대표 록밴드 ‘국카스텐’과 뮤지컬과 팝 음악을 접목한 ‘뮤지컬 팝스 오케스트라’ 공연도 이어졌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공연이었다는 평이다.

스포츠, 전시, 포럼…다채로운 콘텐츠 가득
▲DMZ OPEN 해커톤에 참여한 시민들/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장장 6개월간 진행되는 DMZ OPEN 페스티벌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가득하다. DMZ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스포츠 행사도 있다. 10월 7일에는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DMZ 평화 마라톤’이 열렸다. 임진강 통일대교를 건너 민간인 통제구역인 군내삼거리까지 달릴 수 있는 이색적인 마라톤 대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휠체어 농구대회’도 열렸다.

DMZ 일대에서 진행되는 ‘DMZ 전시: 체크포인트’도 진행 중이다. 8~9월에는 파주 DMZ 아트빌리지에서, 10~11월은 연천 경원선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 26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DMZ가 상징하는 ‘평화’와 ‘생태’를 주제로 한 포럼이 진행된다는 점은 DMZ OPEN 페스티벌의 특징이다. 7월 진행된 ‘DMZ 특별강연(세바시)’에서는 각 분야 저명인사들이 다양한 DMZ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9월에는 ‘더 큰 평화’와 ‘생태 평화’에 대해 논하는 ‘에코피스포럼’이 진행됐다. 이 밖에도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정책화하는 ‘DMZ OPEN 해커톤’이 8월부터 10월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열렸다.

음악으로 가득 찬 DMZ OPEN 페스티벌
▲DMZ OPEN 콘서트 현장/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DMZ OPEN 페스티벌 기간 내내 행사장 일대는 음악으로 충만하다. 6월부터 11월까지 경기북부 DMZ 일원에서는 오픈음악회가 열린다. 포천성당, 도라산역, 파주 캠프그리스, 김포한강야생조류공원, 민간인통제구역 등 역사성을 지닌 DMZ 접경 지역에서 평화와 치유를 전달하는 음악 공연이 이어진다.

9월 23일에는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평화누리 피크닉 페스티벌’이 진행됐다. 이승환, 페퍼톤스, 소란, 로이킴, 김필 등 유명 뮤지션이 출연했다. 가족, 친구, 연인 등은 푸른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공연을 즐겼다. 5년 만에 돌아온 만큼 티켓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되기도 했다.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 관객은 “의미도, 날씨도, 장소도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DMZ가 새롭고 의미 있는 공간으로 다가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DMZ 오픈 국제음악회’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11월 4일부터 11일까지 고양아람누리에서 진행된다. 4일 개막공연에는 치유를 주제로 한 DMZ 위촉곡 ‘치유하는 빛’이 세계 최초로 연주된다. 작곡은 2022년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 1위(작곡 부문)를 한 김신이 맡았다. 주관을 맡은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DMZ를 소재로 한 클래식 위촉곡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호로비츠 콩쿠르’ 1위 수상자인 로만 페데리코(우크라이나/피아노)도 개막공연에서 연주한다. 호로비츠 콩쿠르는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해 처음 스위스에서 개최된 바 있다.

11월 10일 공연은 냉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10일에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수상자인 드미트리 초니(피아노), 안나 게뉴시네(피아노)가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미국의 피아니스트인 반 클라이번은 냉전시대 구소련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해 당시 미국과 소련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0일 출연하는 드미트리 초니와 안나 게뉴시네는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출신이다.

임미정 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은 “이번 DMZ 오픈 국제음악제가 세계에 전하는 메시지는 DMZ의 어두운 과거를 이겨내고 회복하는 평화”라고 설명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포스터/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DMZ의 가치 알려…“경기 북부 관광 활성화 계기 될 것”
DMZ OPEN 페스티벌은 2005년 8월 파주 평화누리 조성과 함께 세계평화축전의 이름으로 시작됐다. 학술대회, 영화제, 걷기, 마라톤, 자전거대회, 전시, 공연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2019년에는 ‘Let`s DMZ 종합축제’로 명칭을 변경한 후 올해부터는 ‘DMZ OPEN 페스티벌’로 개편됐다.

조창범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이번 행사는 DMZ 일원 시군과 인적·물적 자원 등을 연계해 경기 북부 시군의 관광자원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했다”며 “페스티벌에 참여한 도민들이 DMZ의 생태, 평화 가치에 대해 공감하고 ‘더 큰 평화’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신재은 기자 jenny09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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