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미니 부츠가 연, 뉴 어그 전성시대
유행의 사이클은 다시 이 따뜻하고 투박하고 통통하며 못생긴 부츠를 돌아오게 했다. 바로 양피 부츠 ‘어그(UGG)’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유행했던 Y2K 트렌드의 흐름을 따라 몇 년 전 겨울부터 점점 패션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퍼져갔고, 작년 겨울부터 유행의 정점을 이뤘다. ‘어그’의 이름은 호주 속어로 ‘못생겼다’는 뜻을 지닌 ‘어그(ugg)’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얼핏 모양새를 보면 북유럽이나 캐나다의 스키어들로부터 탄생됐을 거 같지만, 의외로 호주의 서퍼 셰인 스테드먼의 발명품이다. 차가운 호주 바다에서 서핑 후 자신의 발을 따뜻하게 데우려고 양피 부츠를 만들었다. 1971년, 스테드먼은 호주에서 ‘UGH-BOOTS’ 상표를 등록했고 1982년에는 ‘UGH’ 상표를 등록했다.
이후 호주의 또다른 서퍼 브라이언 스미스가 캘리포니아 서퍼들에게 이 양피 부츠를 소개하며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양피 부츠가 크게 히트하자 브라이언 스미스는 1978년 미국에서 ‘UGG Boots Australia’를 설립했다. 이때부터 호주 ‘어그’와 미국 ‘어그’가 갈리며 상표권 분쟁 등과 같은 복잡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호주가 탄생시켰지만 세계적인 판매 이익은 미국 브랜드가 누리가 있으니, ‘어그’ 원조국의 호주인들이 억울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브랜드 이야기를 뒤로 하고 다시 유행 디자인 이야기로 돌아오면, 요즘 유행하는 ‘어그’는 좀 다르다. 2004년 방영된 전설적인 히트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여주인공 임수정이 신고 나와 당시 거리를 점령시켰던 ‘어그’ 부츠와는 유행의 디자인이 달라졌다. Y2K 시대에는 무릎 길이의 ‘롱부츠’와 종아리 중간 길이의 ‘숏부츠’가 대세였다. 그러나 요즘 MZ 세대들을 중심으로 재유행한 ‘어그’는 ‘클래식 울트라 미니 부츠’와 ‘클래식 울트라 미니 플랫폼’이다.
‘어그’를 대표하는 디자인의 하나인 ‘클래식 미니 부츠’는 약 14cm 높이로 발목을 덮는 높이다. 특히 작년부터 폭발적으로 유행한 디자인은 약 9.5cm 높이의 ‘클래식 울트라 미니 부츠’와 같은 높이의 통굽이 특징인 ‘클래식 울트라 미니 플랫폼’이다. 벨라 하디드와 지지 하디드 자매, 헤일리 비버 등 슈퍼 인플루언서들이 착용한 모습이 전세계 패션 미디어를 뒤덮었다. 이 ‘클래식 울트라 미니 부츠’와 ‘클래식 울트라 미니 플랫폼’의 유행은 이번 시즌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동시에 슬리퍼 디자인의 ‘타스만(Tasman)’과 ‘타즈(Tazz)’, ‘코케트(Coquette)’와 ‘디스케트(Disquette)’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타스만’과 ‘타즈’, 그리고 ‘코케트’와 ‘디스케트’는 디자인은 같고 굽높이의 차이만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하거나 두 디자인을 모두 갖추어도 좋다. 편안한 트레이닝 팬츠, 폭넓은 와이드 레그 팬츠, 스커트와 모두 잘 어울려 스타일링도 쉽고 신고 벗기가 편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목이 긴 양말을 주름지게 연출해 신거나 워머와 매치시키는 것이 요즘 인기 있는 스타일링이다. 이런 양말이나 워머와의 스타일링이 인기를 끌며, ‘어그’는 아예 워머가 부착된 디자인의 ‘스웨터 바인딩 부츠’를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번 시즌 레인 부츠와 어그를 결합한 ‘클래식 클리어 미니’도 눈길을 끄는 디자인이다. 기존 ‘어그’의 레인 부츠를 투명한 소재로 안에 보글보글한 양털 내피를 넣어서 따뜻하게 보온하며 동시에 방수 효과를 선사한다.
이번 가을에 진행됐던 2024년 봄/여름 컬렉션에는 여러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 ‘어그’가 등장했다. ‘어그’가 단지 가을, 겨울 시즌 뿐 아니라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시즌리스 아이템이란 의미다. 캘리포니아나 호주와 다른 국내의 습한 여름 날씨를 생각할 때 여름까지는 어렵겠지만, 이번 가을과 겨울에 장만한 ‘어그’를 봄 시즌까지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성들도 ‘어그’를 다양하게 즐기고 있기 때문에, ‘어그’ 유행에 동참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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