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이 쌓은 도미노… 한 마리 참새가 쓰러뜨린다면?[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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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종종 실제로 일어난 일에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어 색다른 서사를 만든다.
조우영의 그림책 '참새와 도미노'는 2005년 11월,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부분적으로 쓰러진 도미노를 복구한 뒤 게임은 성공했지만 참새의 비극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조우영 작가는 한때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사건을 기억해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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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와 도미노
조우영 글·그림│바람의아이들
작가는 종종 실제로 일어난 일에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어 색다른 서사를 만든다. 독자는 사실과 환상을 건너 오늘의 현실을 돌아보게 되고 새로운 물음과 해답을 찾는다. 예술은 그렇게 사람을, 세상을 성장시킨다.
조우영의 그림책 ‘참새와 도미노’는 2005년 11월,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당시 한 TV채널에서 ‘도미노 데이’라는 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415만5476개의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해 도미노 게임의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도미노가 모두 쓰러지는 데에만 2시간 이상이 걸렸으며 100명이 넘는 직원과 봉사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블록을 세워 이룬 결과였다. 그런데 쇼가 진행되기 며칠 전 어떤 사건이 있었다. 도미노를 쌓아둔 전시장의 창문으로 날아든 참새가 도미노 위에 앉는 바람에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현장의 직원들은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참새를 향해 공기총을 발사했다. 부분적으로 쓰러진 도미노를 복구한 뒤 게임은 성공했지만 참새의 비극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인터넷에는 멸종위기종이었던 그 참새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이트가 열렸으며 “사람이 도미노를 쓰러뜨렸다면 총을 쏘았겠는가?”라는 항의가 이어졌다. 조우영 작가는 한때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사건을 기억해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사건의 결말과 달리 이 그림책은 희망을 향한다. 지점토로 빚은 수많은 도미노는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몰두했던 시간을 보여준다. 수많은 참여자의 상기된 표정도 작가가 직접 만든 점토 인형에 일일이 그려 넣은 것이다. 그 열기를 가르고 참새가 등장하자 독자도 긴장한다. 그런데 그림책에서는 참새를 죽이지 않는 사랑스러운 결말을 찾아낸다. 이 책은 인간의 유희적 열의가 한 생명과 바꿀 만한 것인지 진중하게 질문한다. 작가가 오랜 기간 매만졌을 것이 틀림없는 점토 조각들이기에 책 속 장면들이 더 진지하게 다가온다. 아쉬움 하나, ‘촤르르’라는 의성어는 덜어내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48쪽, 1만98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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