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가 되고 싶은 ‘계란 흰자’ 경기도 VS “있는 서울부터 챙겨라”[핫이슈]
“경기도는 계란 흰자 같대. 서울(노른자)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 “서울 출퇴근에 내 청춘을 바친다”
2021년 종영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나오는 대사들이다. 변두리 의식을 가진 경기 도민의 애환이 물씬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국민의힘이 최근 꺼내든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시키는 ‘메가 서울’ 구상에 김포시 뿐 아니라 다른 인근 도시들까지 들썩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김포의 서울 편입’ 당론 추진 발표 이후 구리시가 서울시 편입 동참 입장을 밝혔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교통 인프라가 향상되고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한다”며 공청회 등을 열고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묻겠다고 했다. 백 시장은 서울 특정구가 아닌 ‘구리구’로서 편입돼야 한다는 구체안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여당내에서 반대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주로 서울 외곽 자치구에서 “달갑지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새로운 서울을 만들어 낼 것이 아니라, 있는 서울부터 잘 챙겨야 한다”고 썼다. 이승환 국민의힘 중랑을 당협위원장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가 서울’에 반대론을 폈다. 그는 “허울뿐인 서울로서 받는 역차별이 더 큰 지역들이 있다”고 했다.
인프라를 확대하고 거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메가 시티화’는 세계적 추세이기는 하다. 하지만 ‘메가 서울’이라는 거대담론은 충분한 연구나 공론화 없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쑥 등장했다. 표심을 겨냥한 총선용 깜짝 카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국민의힘 인사들이 노골적으로 집값 상승 운운하며 주민들의 ‘부동산 욕망’을 교묘히 자극하고 있으니 다분히 정치공학적 접근이다.
‘서울 확장’은 정부의 ‘지방 시대’ 행보와도 충돌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제1회 지방자치 및 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에서 “지역이 발전하고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그 합이 바로 국가의 발전과 경쟁력”이라고 했다. 지방 균형발전을 통해 지방 소멸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인데 여당은 서울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니 모순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경기 서울 편입’에 대한 국민 여론은 미적지근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일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포 등 서울 근접 중소 도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58.6%로 집계됐다. 찬성은 31.5%로 조사됐다.
경기도 주민들이 민심이 흔들리면서 ‘메가 서울’은 총선을 달굴 핵폭탄급 이슈가 될 가능성이 카졌다. 총선용 표심을 잡기위해 띄운 애드벌룬인지, ‘계란 흰자’라는 피해의식을 가진 경기도민들의 마음에 공감한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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