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이제 타격도 인정받았다! 데뷔 첫 '실버슬러거' 최종 후보 선정 "17홈런 최고의 시즌" 호평

김동윤 기자 2023. 11. 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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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 입성 3년 만에 공·수 모두에서 주전급 선수임을 인정받았다. '수비만 보는'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른 데 이어 '타격만 보는' 실버슬러거 최종 후보에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3일(한국시간) 2023시즌 양대 리그 포지션별 실버슬러거 최종 후보 4인을 공개했다. 실버슬러거는 오로지 타격만 보는 것으로 최종 후보에 들었다는 것은 그해 그 포지션에서 공격력 면에서 확실히 눈에 띄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실버슬러거는 추신수(41·SSG 랜더스), 강정호(36)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 선수들과 거리가 먼 상으로 여겨졌다. 일주일 혹은 한 달 반짝 한 경우는 간혹 있었으나, 162경기 내내 꾸준한 성적을 낸 선수가 드물었기 때문. 특히 실버슬러거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시대가 도래한 이후에도 클래식 스탯인 홈런과 타점의 비중이 은연 중에 높아 빅리그에서 장타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한국 선수들에게는 쉽게 넘볼 수 없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김하성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에서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무키 베츠(LA 다저스), 스펜서 스티어(신시내티 레즈)와 함께 최종 후보 4인에 이름을 올리며 그 영역에 들어섰다. 앞서 내셔널리그 2루수,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든 데 이은 겹경사다.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든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뛰어난 수비를 인정받았기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수상 가능성 자체는 높지 않다. 김하성은 152경기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 0.749를 기록했다. 그와 달리 벨린저는 130경기 타율 0.307, 26홈런 97타점 95득점 20도루, 출루율 0.356 장타율 0.525 OPS 0.881, 베츠는 152경기 타율 0.307, 39홈런 107타점 126득점 14도루, 출루율 0.307 장타율 0.408 OPS 0.987로 MVP급 시즌을 보냈다. 이름값이 가장 떨어지는 스티어조차 156경기 타율 0.271, 23홈런 86타점 74득점 15도루, 출루율 0.356 장타율 0.464 OPS 0.820으로 김하성보다 나은 성적을 마크했다.

MLB.com은 "베츠와 벨린저는 수비에서의 다재다능함으로 올해 실버슬러거상을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 각각 우익수와 중견수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올해는 내야수로도 출전했다"고 소개하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내야 곳곳을 누비며 17홈런을 쳤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신인 스티어는 올해 신시내티에서 2루, 3루, 외야수로 나서며 23홈런 OPS 0.820을 기록하는 등 다재다능했다"고 칭찬했다.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AFPBBNews=뉴스1

이렇게 되면서 아쉬워지는 것이 시즌 막판 부진이다. 김하성에게도 무려 MVP 후보로까지 언급될 정도로 그 이름이 메이저리그 전체에 널리 퍼진 적이 있었다. 5월부터 차츰 타격감을 끌어올리더니 7월에는 무려 타율 0.337(89타수 30안타), OPS 1.000으로 MVP급 포스를 뽐냈다. 특히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는 2007년 스즈키 이치로의 아시아 선수 연속 멀티출루 기록(15경기)과 타이를 이루면서 시즌 타율 0.280, OPS 0.800을 넘겼다. 이 당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양대리그 MVP 모의투표를 실시하면서 김하성의 이름을 올렸다. 비록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1위표 48표 중 45표를 쓸어간 투표였으나, 김하성도 후보로 선택 받아 눈길을 끌었다. 그뿐 아니라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인 팬그래프도 비슷한 시기 "아쿠냐 주니어와 프레디 프리먼, 베츠 외에도 몇몇 선수들이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김하성의 이름을 꺼냈었다.

그러나 김하성은 9월 한 달간 홈런 없이 타율 0.184, OPS 0.494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거듭한 끝에 시즌 타율 0.280, OPS 0.800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매 타석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지난해 12도루에서 올해 38도루로 급격히 늘어난 주루 등 체력을 급격히 소진한 것이 이유였다. 뉴스1,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귀국한 김하성은 체력적인 부분에 대해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포지션을 소화했다. 도루도 더 많이 했다. 그래서 후반기에 체력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가 나왔다고 본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김하성은 공격과 수비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하게 인정받는 선수가 됐다는 점이다. 실버슬러거 수상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골드글러브는 무려 두 개 부문에 최종 후보로 선택돼 아시아 내야수 최초 수상의 꿈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19일 골드글러브 주관사 롤링스사는 2023년 골드글러브 부문별 최종 후보 3인을 공개했고,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에 최종 후보로 포함됐다. 2루수 부문은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와 브라이스 스탓(필라델피아 필리스), 유틸리티는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베츠와 경쟁한다.

김하성이 2023시즌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가 됐음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김하성이 2023시즌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부문 최종 후보가 됐음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롤링스 베이스볼 공식 SNS
김하성이 2023시즌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가 됐음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롤링스 베이스볼 공식 SNS

객관적인 지표와 주관적인 평가 모두 갖춰 어느 포지션이든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마지막으로 공개된(8월 14일)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개발한 수비 지수(SDI)로는 김하성이 8.3으로 메이저리그 2루수 전체 1위이자 전 포지션 통틀어 7위였다. 필딩바이블에서 집계하는 DRS(Defensive Run Saved·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아냈는가를 측정한 지표)에서도 김하성은 2루수에서만 +10점으로 호너, 브라이스 투랑(밀워키 브루어스)에 이어 내셔널리그 3위다. 포지션 통틀어서는 +16점으로 내셔널리그 7위로 최종 후보 3인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한다.

골드글러브 투표에서 기존의 9개 포지션은 30명의 메이저리그 감독과 각 팀에서 최대 6명의 코치가 자신의 팀 선수를 제외한 선수에게 투표한 것이 75%,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개발한 수비 지수(SDI)가 25% 반영돼 수상자가 결정된다. 유틸리티 부문은 롤링스사와 SABR이 협력해 별도의 공식으로 만든 수비 지표로 정해진다.

현장의 시선도 우호적이다. 지난 9월 미국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메이저리그 감독과 스카우트, 경영진을 대상으로 2023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능력을 가진 선수를 뽑는 투표를 실시했고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에서 김하성이 1위를 차지했다.

또한 팀 동료 매니 마차도는 "때로는 숫자가 아니라 과거에 한 일 때문에 특정 사람들에게 상이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확실히 김하성의 해가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도 "김하성은 정말 놀라운 선수다. 유격수로서 익숙한 선수지만, 이젠 2루에서 골드글러브 선수처럼 보인다"고 칭찬한 바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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