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젠사이언스, 제네릭 약가 인하 폭탄 속 성장 모멘텀 '활활'

김지완 2023. 11. 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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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5일 생동성 미입증 제네릭 약가 인하
134개 의약품 57개 제품군 약가 최대 15% 하락
제네릭 의약품 시장 지각 변동에 팜젠사이언스 반사이익
이 기사는 2023년10월30일 09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팜젠사이언스(004720)가 제네릭(복제약) 인하 약가 인하 폭탄 속 매출 성장을 예고했다.

팜젠사이언스 홈페이지.

29일 팜젠사이언스에 따르면, 경쟁 제약사로부터 제네릭 의약품 수탁생산 의뢰가 급증하고 있다. 수탁생산은 다른 기업의 의뢰나 부탁을 받아서 의약품을 대신 생산하는 것이다. 팜젠사이언스가 다른 제약사가 허가받은 의약품에 대해 제조를 위탁받는 걸 말한다.

의약품 위탁생산(CMO)이 원료 구매, 제조, 품질검사, 포장, 그리고 배송에 이르기까지 제품 생산 전 과정을 포함한다는 측면에서 수탁생산과 구분된다. 아울러 CMO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임상 시험 지원, 규제 승인 절차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수탁생산은 단순 의약품 제조 계약으로, 전체 제품 개발, 시장 출시 절차를 진행하는 CMO와 다르다.

생동성 미입증 의약품 약가 인하 직격탄

팜젠사이언스에 수탁생산 의뢰가 증가하는 이유는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정책 때문이다.

제네릭 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화학식을 가진 의약품이다. 일반적으로 제네릭은 가격이 오리지널 제제 대비 저렴하고 시장 점유율이 높다. 제네릭 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 후 출시된다. 제네릭 의약품 약가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에 비례해 정해진다.

하지만 지난달 5일부터 제네릭 의약품 약가에 새로운 기준이 적용됐다. 새로운 기준은 시험을 거쳐 동등성을 증명하고, 등록된(검증된)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에 한해서만 약가를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제네릭 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의 53.55%를 받게 된다. 기준을 하나만 충족하면 45.52%, 둘 다 충족하지 못하면 38.69%의 약가가 각각 책정된다. 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네릭 의약품은 종전 대비 약가가 최대 15% 인하된다.

해당 제도 시행의 첫 단계로 지난달 국내에선 134개 의약품(57개 제품군)의 약가가 인하됐다.

앞서, 팜젠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제네릭 19개 성분, 29개 품목에 대해 생동성 입증에 성공했다. 그 결과, 제도 시행에 따른 약가 인하에도 영향이 없다.

팜젠사이언스 관계자는 “생동성 입증에 성공한 29개 품목의 지난해 매출액은 298억원에 달했다”면서 “만약 이들 의약품에 대해 생동성 입증을 하지 않았다면, 연간으론 45억원, 2년 누적으론 100억원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고 진단했다.

제네릭 수탁생산 의뢰 증가 +경쟁강도 약화 겹호재

다만 경쟁 제약사들의 상황은 팜젠사이언스와 같지 않다.

팜젠사이언스 관계자는 “생동성 시험은 품목당 3억~7억원”이라며 “평균 5억원 잡아도 10개 품목이면 50억원이 필요하다. 소규모 제약사가 생동성 입증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팜젠사이언스는 역시 생동성 입증에 56억원의 비용을 집행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제네릭 의약품 성분 수는 4348개, 품목 수는 2만3521개다. 현재 국내에서는 생동성을 직접 입증하지 않은 제네릭 의약품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제네릭 시장 변화에 팜젠사이언스의 수혜폭이 커지고 있다.

그는 “오리지널 제제 대비 38% 약가로는 영업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영업조직을 꾸려나가기 어렵다”면서 “사실상 의약품 판매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데 동일 성분 내 경쟁강도가 약해지면서 팜젠사이언스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또, 일부 경쟁 제약사들은 제네릭에 대한 기존 약가를 유지하기 위해 생동성 입증을 한 의약품 수탁 의뢰가 증가하면서 제도 시행 수혜 폭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즉, 이번 조치에 팜젠사이언스 제품 매출 확대와 수탁생산 의뢰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상 의약품 수탁생산은 품목당 3개까지 가능하다. 예전엔 특정 제네릭 의약품 생동성 입증에 수십 개 제약사 제품이 수탁생산 경우가 있었다. 여러 문제로 ‘1개(생동성 입증)의약품 +3개(수탁)’으로 개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팜젠사이언스가 생동성 입증 제도 최대 수혜 제약사로 떠올랐다”면서 “이번 제도 시행으로 팜젠사이언스는 매년 최소 200억원, 많게는 3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팜젠사이언스는 신약 파이프라인 없이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회사”라며 “제네릭 품목별 점유율 상승은 고정비 감소 효과가 크게 나타나 영업이익 증가 폭은 매출 증가 폭보다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팜젠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액 1509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김지완 (2pa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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