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환율 방어하느라… 외환보유액 40개월 만에 최저

박슬기 기자 2023. 11. 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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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국내 외환보유액이 40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17개월 연속 한·미 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된 가운데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363원대로 올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강달러가 지속되자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조치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타통화의 달러 환산액 변화 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결국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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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말 국내 외환보유액이 40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17개월 연속 한·미 금리 역전 상태가 지속된 가운데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363원대로 올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강달러가 지속되자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조치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3년 10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28억7000만달러로 전월 말(4141억2000만달러) 대비 12억4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3개월 연속 감소세로 올 4월(4266억8000만달러)에 비해 6개월 만에 138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측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 달러화는 9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10월 말 106.12로 9월말(106.23)과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달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은 감소했다. 유로화는 0.4% 절상된 반면 엔화와 호주달러화는 각각 0.1%, 0.4% 절하됐다. 위안화도 0.5% 가치가 떨어졌다.

기타통화의 달러 환산액 변화 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결국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51.11원으로 전월(1331.73원)보다 20원 가량 올랐다.

외환당국은 기관과의 외환스왑이나 시장에 현물환을 직접 매도해 환율을 방어한다. 환율이 급격히 오를 때 외환당국이 가진 달러화를 시장에 팔면서 수급을 조절해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다.

외환보유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및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699억8000만달러로 전월에 비해 26억달러 줄었다.

예치금은 14억7000만달러 증가한 188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147억7000만달러, IMF포지션은 44억5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각각 3000만달러, 8000만달러 씩 줄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요국과의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9월 말 기준 4141억달러로 두달 연속 9위를 이어갔다.

중국이 3조1151억달러로 1위를 유지했고, 일본이 1조2372억달러, 스위스가 8184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외환 보유고가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율 움직임을 봤을 때 외환이 부족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데도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너무 급격하게 변화하면 심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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