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 남편 반찬 챙겨줬는데…이혼 요구한 아내에게 60대男이 한짓

법원, 살인혐의 유죄 인정 ‘징역 10년 선고’

혼자 사는 남편에게 반찬을 챙겨준 아내가 이혼을 요구했다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1부(반정모 부장판사)는 지난달 20일 남편 김모(66)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부부의 불행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딸이 이비인후과 약을 먹고 돌연 호흡곤란을 일으킨 뒤 뇌손상을 입은 것이다. 김씨 부부는 병간호에 힘을 쏟았지만 딸은 4년이 넘는 투병끝에 지난 4월 세상을 떠났다. 오랜 기간 아픈 딸을 돌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들 갈등도 커졌다. 결국 김씨 부부는 딸이 사망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혼했다가 8일만에 다시 혼인신고를 했다.

재결합 후에도 부부의 다툼은 반복됐다. 김씨 남편은 흉기를 든 채 성관계를 요구했고 딸의 사망보험금 5000만원을 달라고 협박했다. 항의 하는 아들을 때리기도 한 그는 결국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 혼자 살게 됐다.

혼자 사는 남편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던 아내는 종종 남편이 혼자 사는 곳을 찾아가 반찬을 챙겨줬고 접근금지 명령 해제를 신청했다. 하지만 아내는 얼마 가지 못해 다시 이혼을 결심했고 지난 6월23일 남편을 찾아가 “아들이 같이 살지 말라고 했으니 다시 이혼하자”고 요구했다 살해당했다.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이었다. 남편은 15분가량 아내 목을 조그로 팔과 팔꿈치로 가슴 부위를 세게 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범행 직후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한 그는 지난 8월 살인혐의로 법정에 섰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내로부터 ‘할 말이 있으니 일을 나가지 말고 집에 있어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재결합을 기대했는데 이혼을 요구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한편 검찰과 김씨 측은 판결이 부당하다며 모두 항소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