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의 예술’ 간 이식 수술 8500번 한 명의의 조언은

박지민 기자 2023. 11. 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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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고품격 의학 토크쇼 ‘명의의 전당’이 3일 네 번째 손님을 초대했다. 간 이식 수술계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 교수는 1992년부터 뇌사자 간 이식 수술을 시작했다. 국내에 장기 이식의 개념조차 제대로 잡혀 있지 않을 때부터 “남들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생각으로 미국, 독일 등 외국에서 간 이식을 배웠다. 이 교수는 올해까지 간 이식 수술만 8500번을 넘게 집도해 세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수술 건수만 많은 게 아니다. 이 교수는 “간 이식 후 건강하게 퇴원하는 비율인 수술 생존율은 98%, 수술 받은 뒤 10년 후의 장기 생존율은 85%에 이른다”고 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오! 건강

이 교수는 1994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 생체 간 이식을 집도했다. 아버지의 간 일부를 딸에게 이식하는 수술이었다. 1997년에는 성인 생체 간 이식을 최초로 진행했다. 이 교수는 “1년에 뇌사자 공여자는 약 450명 정도인데, 간 이식이 필요한 사람은 4000~5000명에 달하는 상황이었다”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의 거의 90%가 그 당시에는 사망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도쿄대의 주임 교수로 있던 마쿠우치 교수가 “생체 간 이식 수술이 있다”고 팩스로 전하면, 일본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 수술을 참관했다고 한다.

간암 환자의 경우, 암세포를 절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전이됐으면 간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간암 환자들이 간 이식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교수는 “간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이식을 하면 간암의 재발률이 높아진다”며 “이식 전 간의 맹렬성을 떨어뜨리는 ‘다운 스테이징’이라는 과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다운 스테이징은 항암제를 투여하고 간동맥색전술 등으로 진행되는데, 암은 치료하지만 간에는 큰 충격을 준다. 때문에 이식자를 구한 뒤에 다운 스테이징을 진행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이승규 교수에게 간 이식 수술을 받고 30년째 생존하고 있는 환자의 소식이 전해졌다. /오!건강

이 교수에게 수술을 받고 30년 넘게 생존하고 있는 환자도 있다. 이 교수가 3번째로 수술한 환자의 경우, 수술 이후 31년 동안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이 교수는 “수술 중에 고개를 들어보니 조수, 마취과 의사, 간호사 모두 빨갛게 보일 정도로 출혈이 많았다”며 “30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어려운 수술이었다”고 했다.

격주 금요일마다 방영되는 국내 최고 명의와의 한판 수다를 담은 ‘명의의 전당’은 조선일보 건강 전문 유튜브 채널 ‘오!건강’에서 찾아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chosunmedia_health 네이버에선 주소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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